[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선거제 개편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원내지도부 협상을 통해 국면 전환을 모색했지만 자유한국당의 국회 일정 전면 거부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사실상 1월 합의가 무산되면서 패스트트랙 처리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월까지 선거제 개편 합의안 마련을 목표로 협상에 들어갔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25일 "2월에는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5당 원내대표들이 정치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음달 11일 방미 일정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마무리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도 "정치협상도 병행 추진되면 좀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선거제 개편 협상은 더욱 난항에 빠졌다. 차선책으로 패스트트랙 추진 가능성이 다시 언급되는 상황이다. 패스트트랙은 상임위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찬성으로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면 최장 330일 이후에는 자동으로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제도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 추진에 소극적인 입장이었지만 최근 김동철 의원이 "끝까지 (선거제 개편안) 합의가 안 되면 패스트트랙을 동원해서라도 할 수밖에 없다"며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심 위원장도 "아직은 패스트트랙을 고민하지 않는다"면서도 "야3당 내에서는 패스트트랙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건은 민주당이 야3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공조할지 여부다. 정개특위 간사인 김종민 의원 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야3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은 한국당 압박용으로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한국당을 제외하고 패스트트랙 추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왼쪽)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선거제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정치적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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