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홍콩 순방일정을 마치자마자 김복동 할머니가 잠든 천안 망향의 동산 묘역을 찾았다. 박 시장은 지난달 29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홍콩정부 귀빈 초청프로그램으로 홍콩을 방문을 마치고 2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곧바로 천안 망향의 동산을 찾은 박 시장은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시장은 ‘김복동 할머니가 지키신 인간존엄의 세상 우리가 지키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남겼다.
박 시장은 추모를 마치고 SNS에 “2016년 남산 옛 통감관저터의 기억의 터 기공식에서 마주잡았던 할머니의 손에는 모진 고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할머니는 그 고통스런 기억 속에 갇혀 있지 않으셨다. 대신 세상에 당당히 자신의 피해를 밝히시며, 국경을 초월하여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연대를 이끌어 내셨다. 상처의 기억으로, 또 다른 이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여성 인권의 큰 획을 그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할머니를 위대한 ‘평화, 인권 운동가’로 오래오래 기억하겠다. 할머니와 함께 썼던 ‘기억의 힘’ 네 글자를 다시 한번 마음 속에 새긴다. 잊지 않겠다. 평안히 영면하소서”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9일 박 시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 소식에 “일본정부로부터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못 받고 눈감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산 증인으로 1926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나 15세에 일본으로 끌려갔다. 이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경로를 따라 끌려다니며 성노예 피해를 당했다. 1947년 고향에 돌아온 김 할머니는 1992년부터 성노예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로 활동을 펼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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