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당초 다낭 개최 가능성이 높아보였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가 하노이로 낙점됐다. 장소 협의가 끝난만큼 북미 양측은 이제 회담의제 조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는 27~28일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회담 장소를 놓고 미국이 다낭, 북한이 하노이를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 간 실무협상에서 하노이로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는 미국과 북한 양 측의 대사관이 모두 있다. 북한이 하노이를 주장한 이유는, 정상회담 준비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한정된 만큼 공관에 인접한 곳에서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회담 보안유지에 유리한 점 등을 고려해 다낭을 요구했지만 결국 북한 측 주장을 수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대사관이 있다는 점이 가장 컸을 것"이라며 "북한은 형식도 챙기며 의미도 부여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는 2010년 9월 도시건설 1000년을 맞이한 유서깊은 도시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지난 1945년 베트남 민주공화국(북 베트남)이 독립선언을 한 후 수도가 됐다. 베트남 전쟁에서 남베트남 패전 후 1976년 7월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이 수립되면서 하노이가 재차 수도로 정해졌다.
하노이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결정된 이유 중 하나로, 개혁·개방으로 급속 성장한 베트남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측면도 있어보인다. 하노이는 1954년 이후 공구, 발전기, 합판, 직물,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공업이 발달해왔다. 특히 1990년대 개혁개방 이후에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트위터 글을 올려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력 아래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장소에 대한 논의가 끝난만큼 북미 양국은 의제조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하노이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조합이 제대로 나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 시내 전경.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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