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농심이 올해 초부터 적극적인 신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 달 사이 3개의 제품이 출시됐다. 업계 2위 오뚜기와 격차를 벌리기 위한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말 '해피라면' 2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농심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너구리'와 함께 '해피소고기라면'이란 이름으로 지난 1982년 처음 출시된 제품이다. 이후 1990년대 단종됐다가 이번에 '순한맛'과 '매운맛'으로 다시 선보였다.
첫 출시 당시 100원이었던 이 제품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대형마트에 입점한 이 제품은 온라인몰에서 묶음 제품으로 개당 55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 가격은 오뚜기 '진라면'과 같은 수준이다. 이달 중순 입점할 예정인 편의점에서는 '진라면'보다 50원 낮은 700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농심은 지난달 초 국내 라면 제품 1위인 '신라면'을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만든 '신라면건면'을 출시했다. 농심은 지난 2011년 출시한 '신라면블랙'에 이는 '3세대 신라면'이란 수식어로 '신라면건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로 이 제품은 보름 만에 300만개가 팔리는 등 초반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농심은 1월 말부터 '순한너구리'의 컵라면 제품인 '순한너구리컵'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농심 자체 조사 결과 약 30%로 집계된 순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출시됐다.
지난 2017년 말 56%~57%였던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1분기 53%~54%, 2분기에는 52%까지 내려갔다. 당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출시 한 달 만에 1100만개가 판매되는 등 열풍을 일으키면서 제조업체인 삼양식품의 점유율이 2017년 말 11%에서 2018년 1분기 15%까지 올랐다. 처음 한정판으로 출시됐던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5월 정식 제품으로 선보였다.
라면 시장 성수기 진입과 신제품 효과로 농심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에는 55%, 4분기에는 전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러한 가운데 그해 9월 또 다른 경쟁업체인 오뚜기가 '쇠고기미역국라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개가 판매되는 등 호응을 얻으면서 오뚜기는 컵라면 제품도 선보였다. '쇠고기미역국라면'은 지난달 말까지 봉지면으로만 3000만개 정도가 판매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저가에 속하는 해피라면을 농심이 주력 제품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짧은 간격으로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면서 "경쟁사 제품뿐만 아니라 자사의 기존 제품의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건면 제품도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유탕면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에 따라 주목받지 못했다"라며 "그런데도 농심이 업계 1위로서 시장 확장성을 위해 신라면건면을 출시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신라면건면' 제품 이미지. 사진/농심 홈페이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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