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전국 최초로 학부모와 교직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인 꿈동산아이유치원은 12일 오전 개원식을 진행했다.
원래 사립유치원이었던 꿈동산아이유치원은 지난 2017년 7월초 설립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바람에 폐원 위기를 맞았다. 당시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은 설립자가 사립학교 시설·토지를 소유해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0월30일 국무회의에서 규정을 개정해, 학부모와 교사가 설립한 협동조합이 공공기관 건물·토지에 있는 유치원을 임대해 운영하는 길을 열었다.
지난 4일 설립 인가를 받은 '꿈동산아이유치원 사회적협동조합'은 첫 가입 출자금이 10만원, 매년 조합비 3만원이다. 조합원은 교육·정보 제공을 받을 수 있고, 학부모운영위원·소위원·이사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유하며, 조합 총회와 유치원 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누린다.
서울 노원구 꿈동산아이유치원 원아들이 12일 유치원에서 열린 개원식에서 수화 율동을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유치원 학부모와 교직원들은 감격에 겨워했다. 학부모인 이지영 이사장은 "모두가 이뤄낸 이번 기적이 진정한 협동심"이라며 "두 아이에게 남을 위해 조금만 희생하는 게 뿌듯하다고 당당하게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인숙 원장도 "문전박대 당하면서도 고비고비 험난한 길을 간 이유는 이 곳에서 사랑하는 선생님, 친구와 생활하길 바라는 학부모의 의지가 간곡했기 때문"이라며 "공공성 가진 전국 최초 사회적 협동유치원을 넘어 배려와 존중이 있는 유치원, 유아,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여서 행복한 유치원으로 힘찬 첫발을 내딛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교육당국 관계자들과 정치인 등도 유치원 조합원과 아이들을 격려하고, 지원 약속을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 "꿈동산아이유치원은 학부모로 (운영진이) 구성된 전국 최초 유치원이라 의미가 더욱 깊다"며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의 실질 모델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격려사에서 "학부모가 협동해서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건 쉽지 않다"며 "공영형 유치원으로 바로 지정해 공립유치원 수준으로 재정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왼쪽 뒤 3번째)과 꿈동산아이유치원 관계자 등이 12일 오전 서울 노원구 꿈동산아이유치원 건물 앞에서 열린 개원식에서 '커팅'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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