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신보라 청년최고위원은 당내 유일한 '청년 전문가'로 통한다. 그동안 청년 일자리 사업과 노동개혁 운동을 시작으로 청년활동가의 길을 걸어왔고, 2016년 총선 당시 청년 몫 비례대표로 영입돼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에서 가장 처음 대표 발의한 법안도 청년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한 '청년기본법안'이었다. 또한 국회의원 최초로 45일 동안 출산 휴가를 냈다가 복귀해 화제를 모은 그는 낮에는 국회의원으로서, 밤에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청년최고위원이 지난 12일 오후 경남 창원 경기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마음이 어떤지 그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안다. 20대와 30대, 40대의 지지율이 사실상 바닥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당하면 꼰대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청년최고위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이러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27일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된 신보라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현 정부에 대한 청년 지지율이 하락하지만 20대, 30대와 같은 청년 표심이 아직 한국당을 돌아보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다소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진짜 잘 싸워달라" "변화를 보여달라"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청년들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며 "청년최고위원으로서 남은 기간 동안 '한국당 참 괜찮은 정당이네', '청년들을 휴지처럼 쓰고 버리는 줄 알았는데 한국당이 이런 것도 하네'라고 한국당을 바라볼 수 있도록 청년들의 지렛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내 청년세대 대표성 강화해야"
신 최고위원은 국회 내에서 청년세대의 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30대 국회의원은 저와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둘뿐이다. 그 세대가 되어야만 그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정책을 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세대를 직접 겪고 있는 사람이 그 세대와 함께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좀 더 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정 부분 비례대표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공천 과정에서 젊은 세대들의 유입 경로를 많이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가 구상하는 것 중엔 '청년정치발전기금' 도입이 있다. 그는 "현행법으로는 정당에 주는 국고보조금 10%는 반드시 여성발전기금으로 사용하게 돼 있다"며 "여성발전기금처럼 청년정치발전기금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정당보조금 중 일부를 청년정치발전기금에 의무적으로 할당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돼있지만 아직 계류중이다. 그는 "사실상 지금 통과하기에는 많은 시일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당 스스로 모범을 보여서 자발적으로 당 보조금의 일부를 청년발전기금으로 편제하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소통의 날' 월 1회 개최도 그의 핵심 청년 정책이다. 신 최고위원은 "지역구에서도 한달에 한번씩 지역구민 민원의 날을 하고 있다"며 "청년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듣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정책이나 입법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와 청년정책의 수립·조정, 청년 지원 등에 관한 사항을 다루고 있는 청년기본법안의 통과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신 최고위원(맨 오른쪽)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 인사들과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금성 출산장려금 정책과 인프라 강화 병행해야"
신 최고위원은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의원 신분으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썼다. 본인이 누구보다 30대 워킹맘의 어려움을 잘 아는 의원이라고 자부한다. 임신 중이던 지난해 5월에는 이른바 '행복한 육아 4종 패키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20, 30대 엄마들과 함께 만든 법안들로 난임 수술, 부부 동시 육아휴직, 아빠 육아휴직, 임신·출산 정보 제공 등 4개 사안에 관한 개선 방안을 담았다. 그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는 건 힘들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좀 더 아이를 키우기 편한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지난해 저출산 대책으로 추진했던 출산장려금 정책에 대해선 "육아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차원에서 당내에서도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최고위원은 "처음 출산장려금 정책을 내놓게 된 문제인식에 주목해야 한다"며 "자잘자잘한 아동수당 10만원에 대해 오히려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비판하고 있다. 10만원을 찔끔찔끔 주면 출산 문제 해결될 줄 알았느냐. 그런 측면에서 봤을때 우리나라 출산 정책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금씩 주는 보조금 형태로는 출산장려금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혜택이 되는 방향의 현금 지원 정책을 펴자는 생각이다. 그는 "지금도 출산장려 정책이라고 3조원 이상을 편제하는데 이것을 망라해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현금성 지원 정책을 펴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만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도 같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꼰대도 만만치 않아…청년들 많이 분노"
신 최고위원은 최근 정부여당의 청년층 지지율 하락에 대해 "민주당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대 지지율 하락의 근본원인은 취업률 문제 때문"이라며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절망감, 박탈감 등이 굉장히 심하다"고 밝혔다. 최근 20대에 대한 민주당 설훈·홍익표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한국당을 꼰대정당이라고 많이 생각하는 것 같은데 민주당 꼰대들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청년들을 두고 교육을 잘못 받은 세대라는 막말을 할 수가 있느냐"며 "저는 이러한 민주당 꼰대에 대해서도 청년들이 많이 분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신 최고위원은 앞으로 한국당의 변화를 주목해달라고 했다. 그는 "한국당 지도부 구성을 보면 아직 지명직 최고위원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절반이 여성"이라며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이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주용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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