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국민눈높이 안맞다면 이미 실패한 인사
2019-03-22 06:00:00 2019-03-22 06:00:00
국회 인사청문회 시즌이 왔다. 문재인정부의 중반기 국정운영을 책임질 7인의 장관 후보자가 과연 적합한 인물인지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다. 물론 후보자의 '티끌'을 '들보'처럼 키워 비판해야 하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고, 그 반대가 여당의 입장이다.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은 피할 수 없다.
 
앞서 청와대는 인사검증 7대 원칙으로 △병역기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음주운전 △성관련 범죄 등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번 7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자격 논란에 휩싸여 있다.
 
대표적으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꼼수증여'와 '논문표절', '세금탈루' 의혹이, 67억원의 재산을 신고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는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이중국적자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이 있다. 다른 후보자들 역시 다양한 의혹에 자유로운 입장은 아니다.
 
청와대는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사전에 체크된 것"이라며 "청문회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감의 근원은 '7대 원칙'의 단서 조항에 있다. 장관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전 사안의 경우 그 기준을 완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기준시점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의혹들도 없지 않다.
 
물론 과거의 잘못을 현재의 기준으로 판단해 죄를 묻는 것은 불합리한 점이 있다. 또 요즘같이 어려운 시절에 장관의 도덕성보다 직무능력이 더 중요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회 취지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국가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최소한의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여부를 가려 보자는 것이 인사청문회다. 국민들은 단순히 그 사람의 능력만 보는 것이 아닌 도덕성 역시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한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만 2년이 안 됐지만, 인사 검증 실패로 중도 사퇴한 사람이 10여명에 가깝고, 국회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인사도 10명이 넘어선다. 이번 장관 후보자들 역시 청문보고서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청와대는 그들이 잘할 것이라는 자신감에 강행하겠지만, 과연 국민들 보기에 바람직할지는 의문이다. 지나친 자신감은 때때로 '오만함'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청와대가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성휘 정치부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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