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취임 1년을 맞은 가운데 카카오의 플랫폼 확장이 가시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기술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성공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지난해 3월 카카오 대표로 취임한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조 대표는 이달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3월16일 카카오 공동대표로 취임한 두 대표는 기술 플랫폼의 진화와 콘텐츠 사업 확장 등 '카카오 3.0' 실현을 강조했다. 카카오톡 출시(카카오 1.0)와 카카오의 영역 확장(카카오 2.0)을 넘어 종합 플랫폼 회사로의 변화를 선포한 것이다. 조수용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대표에게 '시너지'와 '글로벌'이라는 두가지 짐이 있다"며 "모바일 생활 전역을 다루는 카카오 공동체를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로 전달할지와 글로벌 확장을 통한 성장"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 카카오는 AI·블록체인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i'는 AI스피커를 비롯해 자동차, 가정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해 AI스피커 '카카오미니' 20만대 완판에 성공한 후 '카카오미니C'를 내놓고 AI스피커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스피커 위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올라간 형태의 단순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 측면뿐 아니라 이용자의 실제 이용률도 높아 실용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카카오미니의 주간 이용률은 80%대 수준이다.
카카오i는 최근 자동차와 스마트홈 분야에도 진출했다.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에서 음성으로 △뉴스 △날씨 등 정보를 확인하거나 에어컨, 히터 등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스마트홈 플랫폼 '카카오홈'을 선보여 아파트 빌트인 형태로 카카오i를 가정 내에 탑재했다. 음성이나 카톡 메시지로 집안 내 주요 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AI설계 플랫폼 '카카오i 오픈빌더'를 제공해 카카오i 생태계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김병학 카카오 카카오AI랩 부문 총괄 부사장은 "집과 자동차에 집중하며 새로운 플랫폼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에 탑재된 카카오 AI플랫폼 '카카오i'.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또 다른 기술 과제인 블록체인은 올해 본격적으로 성과가 눈에 띌 전망이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오는 6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출시한다. 지난해 10월부터 블록체인 개발자·서비스 기업들이 클레이튼을 검증할 수 있도록 테스트넷을 열어 준비 중이며 메인넷 공개로 플랫폼 선점을 노린다. 현재 26개의 콘텐츠·헬스케어·커머스 등 기업이 참여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카톡 코인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라운드X에서 발행하는 클레이 외에 카카오 본사 차원의 암호화폐 발행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에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대표적으로 택시·카풀 갈등과 카톡 가짜뉴스·허위 콘텐츠 문제가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택시·카풀 갈등 논란은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시장에 진출하며 시작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 회사의 등장이 택시 산업을 말살하는 '약탈경제'라며 카풀 반대를 주장했다. 이달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사회적대타협기구 합의안 도출로 갈등이 일단락하나 했지만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반발로 여전히 갈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번 합의안이 거대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의 모빌리티 독점을 돕는 결과라고 주장 중이다.
카톡을 통한 허위정보 문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카카오 1.0의 문을 연 카톡은 4400만명의 국내 이용자를 확보해 '국민 메신저'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카톡을 통해 유포되는 허위·추측성 글들에 대한 비난 여론도 커지는 중이다. 특히 익명을 전제로 한 오픈채팅의 경우 비난 목소리가 더욱 크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카카오는 이용자 신고를 기반으로 한 모니터링을 통해 대응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톡이 사적 대화 영역이다 보니 사업자가 나서는 데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며 "부적절한 단어와 콘텐츠 등에 대해 신고를 받으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카풀 반대,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사진/뉴시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