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내년 예산을 500조원 규모로 책정하고 경제 성장을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고했다. 문제는 장기적 재정건정성이다. 내년부터 세수 증가 추세가 둔화되고 재정 수요가 증가해 국가채무가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26일 정부가 확정한 '2020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안)'을 보면 재정적자가 유력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번 늘어난 정부 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탓에 기존 지출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과 효율적 예산집행으로 장기 재정전망을 체계적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현실적으로 어떤 항목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 구체적인 지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내년은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담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채무 규모를 넘어서면 다른 경제 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1월 발표한 '2019~205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재정 총수입은 492조9000억원, 총지출은 499조6000억으로 통합재정수지가 6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국가채무는 759조1000억원(GDP대비 39.5%)원으로 올해보다 41조 늘어난다.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추정치는 38.4%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세수 증가 여력은 둔화되고 있지만 기초연금 및 아동수당 등 재정지출은 증가하고 있어서다. 또 생산가능인구의 증가폭 둔화에 따라 경제 성장률 둔화가 이어질수록 재정 지출 필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대목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이에 따라 국회 예정처는 지금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2030년에 통합재정수지는 50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국가채무는 1240조9000억원(GDP 대비 50.5%)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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