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원톱'된 정의선, 6개월만에 3위 탈환
차기 총수 기대감 반영//구광모·이재용 선두권 유지
2019-04-01 07:00:00 2019-04-01 07: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향후 기업을 잘 이끌 것 같은 3·4세' 항목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6개월만에 3위 자리를 되찾았다. 현대차를 비롯해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시점과도 맞물려, 차기 총수로서 그를 향한 대중의 기대감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발표된 '4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의 3·4세 경영인 항목 조사 결과, 정 수석부회장은 12.43%의 지지를 얻어 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11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3위를 내어준 지 6개월만이다. 이달 정 부회장은 11.08%의 지지로 4위로 내려앉았다.  
 
정 수석부회장의 선전은 그가 그룹 내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점과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정 부회장이 정용진 부회장에게 3위를 내어준 지난해 11월은 현대차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즈음이었다. 현대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정 수석부회장의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났다. 그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해 12월 10.39%로 저점을 찍고 올 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기는 했으나, 이는 상위권 4인방에 모두 공통된 결과였다. 전통 제조업을 넘어 미래형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화를 강조한 정 수석부회장의 비전이 대중들에 각인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말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가 만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기아차
 
실제로 정 수석부회장은 올 들어 '혁신'을 꾸준히 강조했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조직문화의 개선이다. 지난 2월 10대 그룹 중에서는 처음으로 상하반기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을 도입했다. 임직원 복장도 완전 자율화했다. 운동화에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도 출근이 가능하다. 가장 최근에는 임원 직급을 현행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하기로 했다. 매년 말 실시했던 정기 임원 인사도 없어진다. 연중 수시인사 체계로 전환된다. 직원 인사제도 개편도 계획 중이다. 5단계 직급 체계를 2단계로 단순화 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정 수석부회장은 해외 모빌리티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며 업에 대한 발상 전환도 꾀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현이다. 지난해 말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 그랩에 2억75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인도의 우버'라 불리는 올라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같은 행보 속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 이어 개최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현대차 입사 20년만에 대표이사에 오르며 '정의선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한편 이달에도 구광모 LG 회장이 25.30%의 지지로 1위를 지켰다.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연속 정상을 지켰다. 전월대비 지지율 상승폭도 2.77%포인트로 조사 대상 12명 중 가장 컸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55%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0.93%의 지지에 그쳐 11개월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조 사장의 지지율이 1%에 못 미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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