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수입차 실적이 4개월만에 반등했지만 전년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독일차는 인증 문제와 재고 부족으로 점유율이 감소한 반면, 일본차는 하이브리드 인기와 맞물려 상승세를 나타냈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3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1만8078대로 전년 동월(2만6402대) 대비 31.5% 감소했다.
수입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26만705대로 역대 연간 최다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만2387대에서 12월 2만450대, 올해 1월 1만8198대, 2월 1만5885대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반등에 성공했지만 월 판매 2만대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누적대수는 5만2161대로 전년 동기 6만7405대보다 22.6% 줄었다.
3월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4442대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BMW 2999대, 혼다 1457대, 렉서스 1357대, 랜드로버 1253대, 토요타 913대, 볼보 890대, MINI(미니) 868대, 포드 785대, 포르쉐 720대, 지프 700대로 집계됐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각각 142대, 8대에 그쳤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환경규제 인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2019년식 차량들의 판매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인증만 되면 기존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일본차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28일 서울모터쇼에서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가 설명하는 모습. 사진/벤츠코리아
올해 1분기 판매실적을 보면 벤츠와 BMW는 각각 1만3849대, 8065대로 1·2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36.0%, 56.6% 감소했다. 반면 렉서스는 4187대, 혼다는 2938대로 전년보다 각각 22.0%, 118.0% 급증하면서 3·4위를 기록했다. 토요타는 2835대로 26.8% 감소했지만 5위를 기록하면서 3~5위 자리는 일본 브랜드가 차지했다.
특히 혼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혼다는 지난해 7956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중 11위를 차지했다. 토요타(1만6774대), 렉서스(1만3340대)가 3위와 5위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터보, CR-V, 오디세이, 파일럿 등의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주요 차량에 혼다의 안전 사양인 ‘혼다 센싱’이 탑재되면서 고객들의 선호도가 늘어난 점도 실적 증가의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혼다코리아는 '혼다센싱' 탑재 등의 요인으로 올해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진행되는 서울모터쇼 혼다코리아 부스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1분기 독일차의 판매는 2만67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6% 감소했고 점유율도 51.3%로 11.3%포인트 줄었다. 반면 일본차는 1만1585대로 9.7% 증가했고 점유율도 9.1%로 2.4%포인트 늘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은 “주요 모델들이 WLTP 인증을 받고 있으며, 기존 인기 모델의 재고가 소진된 점도 판매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A클래스, GLE, CLA 등 신차가 출시되면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도 “지난달 인기 모델인 신형 3시리즈가 출시되면서 판매 증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1분기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벤츠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1~3월 벤츠 ‘E300’는 3552대로 1위에 올랐으며, ‘E300 4MATIC’은 2464대, ‘C220d’는 2006대로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렉서스 ‘ES300h’는 2847대로 2위에 오르면서 수입차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했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장은 “올해 수입차 실적은 인증이나 물량 확보 등의 문제도 있지만 수입차 신규 수요가 한계에 부딪힌 요인도 있다”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도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1분기 누적 모두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른 벤츠 'E300'. 사진/벤츠코리아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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