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 개막)드론·5G망으로 임시 중계국…로봇이 현장 상황 중계
③재난현장…MEC·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고화질 영상 전송
2019-04-04 06:00:00 2019-04-04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은 재난현장의 구조 모습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5G는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구조대원끼리의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하며 로봇 구호활동과 원격 응급진료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현장이나 산 속에서 통신이 두절된 경우 5G와 드론이 만나 임시 중계국을 만들 수 있다. 드론에 소형 중계국을 탑재하면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지면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통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드론이 재난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기지국으로부터 통신 신호를 받아 주변 지역의 통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보다 지진과 해일의 피해가 많은 일본의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는 이러한 드론 중계국을 시연한 바 있다. 재난현장은 구조 인력과 피해자들이 한 지역에 몰리며 통신 트래픽이 일시에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 많은 트래픽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5G망이 필수적이다. 5G망은 구조대원들의 통신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구조대원들은 자신들끼리 통신 기기를 활용해 의사소통을 한다. 이때 주위의 트래픽이 급증하면 구조대원들의 통신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드론에 장착하는 소형 중계국의 무게를 최소화하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무게가 늘어나면 그만큼 비행 거리와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5G망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구조대원 간의 통신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 네트워크를 독립된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각 트래픽의 속도를 제어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 기능을 활용해 구조대원의 통신 트래픽에 제어권을 우선 부여해 신속한 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LTE(롱텀에볼루션)는 반경 50cm 이내의 위치정보를 제공하지만 5G는 10cm 이내의 위치정보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원들은 무선으로 연결된 헬멧과 넥밴드 카메라를 착용하고 현장의 구조활동에 투입될 수 있다. 이때 구조대원들이 장착한 기기들이 촬영하는 고화질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돼야 한다. 5G망은 고화질 영상의 송·수신이 가능하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장소에는 로봇이 현장 상황 파악을 위해 투입될 수 있다. 로봇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실시간으로 고화질 영상으로 현장의 모습을 관제센터나 구조대원들이 소지한 스마트 기기로 전송한다. 또 구조대원이 로봇의 위치나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LTE 대비 약 100배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초저지연 특징을 갖춘 5G망이 필수적이다. 구조대원이나 로봇이 전송하는 고화질 영상을 취합해 분석하려면 통신 지연을 최소화해야한다. 여기에 필요한 기술이 모바일 엣지 클라우드(MEC)다. MEC는 통신 서비스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서버를 위치시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MEC가 적용되면 기존 중앙처리 방식보다 데이터 전송 시간이 단축되고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조난자를 구출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도 5G망은 필요하다. AR(증강현실)글래스나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통해 차량에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병원의 의료진에게 전송하려면 안정적인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고화질 영상을 의료진에 전송해 정확한 환자의 의식상태와 동공반응 등 상태와 중증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의료진이 구조대원에게 고화질 영상을 통해 응급 조치를 지도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와 환자간 원격 의료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료인간 원격 의료나 응급환자 이송 시 구조대원과 의료인의 원격 의료는 허용된다.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5G를 활용한 재난안전 기술 개발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올해 1월 부산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들과 함께 저고도무인비행장치 교통관리 및 감시기술, 딥러닝(기계심화학습)을 활용해 드론에서의 조난자 탐지기술을 시연했다. KT는 2월 MWC에서 5G와 헬륨 기반 비행선을 결합한 5G 스카이십을 시연했다. 재난현장의 상황을 고화질 영상으로 전송해주는 역할을 하며 원거리 제어도 가능하다. 드론의 비행시간이 30분 내외로 짧은 반면, 스카이십은 바람을 이용해 비행하는 방식이라 비행시간을 최대 6시간까지 늘렸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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