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스타벅스가 지난달 매장 인테리어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매장 리뉴얼을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설문조사에 콘센트 사용에 대한 질문이 포함된 데다, 최근 리뉴얼 매장에 콘센트 수가 줄면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에 우호적인 콘셉트를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커피빈 등 다른 카페들은 콘센트 수를 늘려 매출을 높이려 한다.
마이 스타벅스 리뷰에서 '스타벅스 매장 인테리어'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화면 캡처. 사진/김응태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자사 스타벅스 앱을 통해 회원을 대상으로 매장 인테리어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매장 인테리어 관련해 공기청정기 설치에 대한 만족도 및 테이블, 소파 등 상황별 좌석 이용 현황을 다뤘다.
특히 설문조사에서 콘센트 사용 여부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면서 그동안 스타벅스가 고수해온 카공족에 친화적인 매장 콘셉트를 일부 수정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서울 용산 등 역세권이나 쇼핑몰 등 상권이 집중된 리뉴얼 매장에서 콘센트 수를 예전보다 줄였다. 또한 1인 고객의 사용이 많은 '창가 스탠드업 테이블'에서도 이전보다 적은 수의 콘센트를 배치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스타벅스 노량진역점을 오픈할 당시 콘센트 수가 적다는 지적에 직면해 다시 콘센트와 좌석 수를 늘리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인테리어 관련 설문조사는 매장 이용 경험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라며 "설문조사 내용은 고객들의 니즈를 통해서 나중에 반영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스타벅스가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상승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음료 가격을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파스쿠찌, 탐앤탐스, 이디야 등 다른 카페들은 고정비용 상승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품목에 대해서 가격을 인상했다. 반면 스타벅스는 지난 2014년 7월 이후 가격 인상을 멈췄다.
서울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다만 스타벅스는 특정 목적을 위해서 일괄적으로 매장 리뉴얼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리뉴얼은 항상 준비를 하고 있으며 모든 매장을 일괄적으로 리뉴얼하지 않는다"라며 "콘센트 수를 비롯한 인테리어는 매장의 형태와 상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커피빈 등 다른 카페들은 과거 운영 방침과 달리 카공족에 우호적인 매장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당초 커피빈은 고객들이 커피 맛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매장 내에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은 오히려 커피빈의 시장점유율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장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커피빈은 지난 2012년 5.9%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했지만 2015년부터 점유율이 하락해 2017년에는 4.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커피빈은 신규매장에 콘센트 설치를 늘리는 정책을 실시하며 전략을 바꿨다. 커피빈 관계자는 “2017년 초 처음으로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확충한 매장을 도입했다”라면서 “앞으로 신규 매장에도 콘센트를 늘린 매장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할리스는 학원가와 대학가 인근에 1인용 좌석과 콘센트 좌석을 대폭 늘리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커피숍 시장 점유율은 4.1%에서 3년이 지난 2017년에는 4.4%로 점유율이 확대됐다. 달콤커피는 올초 좌석대여 서비스를 도입해 현재 양재점을 비롯해 7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며 향후 다른 매장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