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7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리라는 전망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강하고 좋은 관계'를 자신하면서 좋은 결과를 희망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12시10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붉은 줄무늬 넥타이를 한 트럼프 대통령과 핑크색 정장을 입은 멜라니아 여사가 입구 앞에서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문 대통령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양국 정상 내외는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이동했다. 한국 대통령 내외가 오벌오피스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한 우호 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의 정상들에게만 오벌오피스 초대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좋은 회의를 가졌지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여러 문제를 합의한 것은 사실이다.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미국의 여러 군사장비 구매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한미 양국관계는 좋지만 그 어느 때보다 한미 관계가 든든하다"면서 "개인적으로도 긴밀하지만 두 영부인도 상당히 가깝다. 이 좋은 관계는 양국 간, 두 부인 간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감사인사를 하고 "먼저 미국에 두 가지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서 강원도 산불에 주한미군이 헬기를 보내 진화작업에 도움을 준 것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결의안을 미국 상·하원이 가결해준 것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을 가진 이후 한반도 정세는 아주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면서 "그 전까지는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실험과 핵실험으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아주 팽배했고 그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난 후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대폭 완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면서 "그리고 북한의 핵 문제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로서 반드시 해결해 낼것이라는 믿음을 한국 국민들은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반도 정세의 변화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탁월한 리더십 덕분이라고 믿는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한다면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래서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 점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김 위원장에게 신뢰를 표명해주고 북한이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주신 것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면서 "우리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상태, 그 비핵화 목표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고, 그 다음에 빛샐틈 없는 공조로 완전한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공조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국경문제에 도움을 줬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또 "김 위원장과 나는 강하고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희망하지만 좋은 결과를 낳길 바란다. 모든 사람에게, 세계에게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지역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단독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두 나라의 핵심인사 3명씩을 배석한 소규모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소규모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미국 측에서는 볼턴 보좌관, 폼페이오 국무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회담에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백악관 캐비닛 룸으로 자리를 옮겨 확대 정상회담 겸 업무 오찬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워싱턴=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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