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품질 논란에 CP도 '시름'
"5G망 갖춰질 때까지 투자 불가피"…해외 강자들 공세 속 국내기업 지원 절실
2019-04-22 13:36:02 2019-04-22 13:36:29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품질 논란이 이어지면서 콘텐츠 제작사(CP)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5일부터 첫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를 출시했지만 5G 전파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5G 전국망이 구축되고 기존 LTE(롱텀에볼루션)처럼 안정적으로 사용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때문에 일부 얼리어답터들을 제외한 일반 소비자들은 5G 스마트폰 구매를 미루는 분위기다. 
 
이에 CP들은 우려하고 있다.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대용량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지만 정작 5G망이 예상보다 불안정해 5G 스마트폰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VR 콘텐츠 전문기업 써틴플로어의 송영일 대표는 22일 "5G 전국망이 깔려 5G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콘텐츠의 제작·유통·서비스 등의 단계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CP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이 중소기업들이다. 수년간 손해를 감수하며 투자를 이어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국내 CP들은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면서 해외 CP들과의 경쟁도 펼쳐야 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디즈니 등 해외 거대 CP들은 국내 시장에 진출했거나 공략을 계획 중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3월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선보인 AR 비룡 이미지. 사진/SK텔레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지원 사업을 펼치면서 기업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한 AR 전문 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콘텐츠 지원 사업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현장의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지길 기대한다"며 "제대로 된 5G망이 갖춰지고 5G 단말기도 늘어날 때까지 중소기업들이 버티고, 대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5월10일까지 5G 콘텐츠 플래그십 프로젝트 통합 사업에 지원할 기업들의 접수를 받는다. 공모 분야는 5G 실감형 콘텐츠다. 콘텐츠 개발 지원(88억원)과 해외 시장 진출(32억원) 등에 총 120억원이 투입된다. 
 
중소 CP에 비해 자금력을 갖춘 이통사들은 주로 전문 CP와 손잡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AR 장비 전문기업 매직리프, AR 콘텐츠 기업 나이언틱 등과 기기 및 콘텐츠 제휴를 맺었다. KT는 러브 레볼루션과 라그나로크 클릭 H5 등의 스트리밍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VR 전문 기업 벤타VR에 투자하고 구글과 공동 투자를 통해 VR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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