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유통채널이 제조사 못지 않게 저마다 PB(Private Brand) 상품을 쏟아내며 매출 경쟁을 벌인다. 온리원 제품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통 수수료를 줄인 가격경쟁력으로 오프라인 시장 사양화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브랜드를 가진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PB상품이란 유통업체에서 직접 만든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직접 유통업체가 제품 기획부터 유통, 판매 등을 담당하며, 생산만 제조업체에 의뢰해 만들어진다.
PB 제품 출시가 두드러지는 가장 큰 유통 채널은 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 등 현재 백화점 3사에서 운영 중인 PB 브랜드는 약 20개다. 롯데백화점 9개, 신세계백화점 7개, 현대백화점 3개 등이다.
백화점은 의류 판매장의 비중이 높은 만큼 PB도 '의류' 카테고리가 다수다. 롯데백화점 PB는 9개 중 7개가 의류 브랜드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5년 첫 수입 여성 의류 브랜드 '엘리든'을 통해 가장 먼저 PB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후 '아카이브', '바이에토르' 등 자체 수입 PB를 연이어 론칭했고, 지난 2017년 8월에 이 브랜드를 모두 '엘리든' 계열로 통합했다. '앨리든 맨', '엘리든 플레이' 등 엘리든 계열 PB는 해외 수입 제품을 100%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백화점이 직접 해외에서 구매해 유통 수수료를 줄이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2030세대를 타깃으로한 해외 명품 위주의 PB인 '엘리든 플레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상승했다. 이는 롯데백화점 전체 PB 제품 신장률인 16%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엘리든 계열 PB로 운영 노하우를 쌓으면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니트 전문 PB '유닛', 청바지 전문 PB '에토르', 리빙 전문 PB '탑스 메종', 안경 PB '뷰'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그간 단순 직수입했던 방식에서 직접 기획, 제작 등에 참여하는 롯데백화점에서만의 PB 제품으로 발전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카테고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장르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PB를 론칭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지난 2016년 보인 PB '델라리나'라는 캐시미어 브랜드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탈리아에서 직접 수인한 가공 원사를 직접 공수해 일반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판매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11.4%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후 신세계는 쥬얼리 PB '아디르', 란제리 PB '언컷', 니트 PB '일라일' 등 재작년에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또한 자체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에서 PB 상품인 시코르 바디 컬렉션, 메이크업 컬렉션 등을 선보였다. 대표 편집숍인 '분더샵'에선 지난 2월 프리미엄 맞춤 셔츠 PB '카미치에'를 출시해 프리미엄 셔츠시장을 개척했다.
현대백화점은 후발주자로서 식품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 지난 2017년 11월 프리미엄 HMR PB인 '원테이블'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의류 PB인 '1온스'를 론칭해 고품질의 캐시미어 머플러를 시중 가격보다 50% 저렴한 제품으로 판매했다. 또 여성복 PB인 '슬로우 이너프'를 론칭하고 프리미엄 니트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앞으로도 PB 제품 출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제조업체가 출시하는 브랜드보다 유통업체에 대한 브랜드에 대해 신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유통업체들이 고객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 및 모바일 채널을 연결하는 '옴니 채널' 전략이 대형 유통업체의 확장성을 높이면서 PB 지배력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옴니채널 기반이 확산해 작동하게 되면 대형 유통업체 PB의 시장 장악력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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