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중국 자동차기업 북경자동차그룹(BAIC)이 독일 다임러 지분 인수를 통해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북경자동차의 전기차 기술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진출 시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유 자동차기업 북경자동차는 합작사인 베이징벤츠자동차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다임러 AG 지분 4~5%를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등 외신도 북경자동차 관계자를 인용해 “지분 매입을 위해 베이징에 있는 현지 당국에 매수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다임러 AG는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다임러 트럭 등의 브랜드를 생산하는 독일 기업이다. 다임러 주식 5%는 한화 약 3조9800억원에 이른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기차 개발에 일찍 뛰어들었기 때문에 중국 전기차들은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인 EV 세일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 상위 업체 10곳 중 절반은 비야디(BYD), 북경자동차 등 중국 기업들이었다.
국내 출시를 앞둔 전기차 'EU5'. 사진/북경자동차그룹
북경자동차가 다임러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은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 북경자동차는 후발주자인 내연기관 모델보다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북경자동차의 미래차 분야 고급화 전략이 구체화되고 내년 한국 진출이 본격화된다면 국내 전기차 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 시장에 중형 세단 ‘EU5’, 중형 SUV ‘EX5’, 소형 SUV ‘EX3’ 등 전기차 3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열린 ‘2019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공개한 EU5는 벤츠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탄생한 모델로 인공지능(AI)으로 실내 온도와 좌석, 조명 등을 자동 조절하는 ‘다윈 시스템’이 탑재되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다.
게다가 북경자동차는 성공적인 한국 진출을 위해 내년 전기차 라인업 모델 판매에 앞서 렌터카, 카셰어링, 택시 시장을 공략해 국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면서 신뢰도와 인지도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경자동차는 자국에서 전기차 판매 성공 노하우가 있는 업체”라며 “벤츠와의 협력 강화는 기술력 향상이나 마케팅 측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가격 경쟁력이 한국에서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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