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유료방송 규제 방안을 놓고 정부와 국회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제출했지만 과방위는 만족스럽지 않은 분위기다. 방송의 공공성·지역성 유지에 대한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과방위 관계자는 "합산규제 일몰 이후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대형 인터넷(IP)TV 3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데 정부의 방송의 공공성과 지역성 유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합산규제의 재도입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합산규제를 일정 기간 연장하고 그 기간 동안 지역방송 활성화와 공공성 확보 방안을 더 확실하게 확보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의 가입자 수가 전체 시장의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된 뒤 일몰됐다. 과방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법안2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회 과방위. 사진/뉴시스
과기정통부는 IPTV의 재허가 심사 및 방송사업의 인수·합병 시 심사항목으로 지역·사회·문화적 기여에 대한 사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방통위는 과기정통부의 방안에 IPTV의 케이블TV 인수시 방통위의 사전동의, 케이블TV 지역사업권 유지 등을 추가 검토사항으로 제출했다. 유료방송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규제기관인 방통위의 의견까지 함께 검토해 국회에 방안을 제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간 사정 상 과기정통부가 자신의 의견만 국회가 요구한 마지노선인 16일에 제출하자 방통위는 별개로 의견을 제시했다. 방통위는 지배력이 높은 사업자를 시장집중 사업자로 지정하고 금지행위 위반시 과징금을 행위별로 차등해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담았다. 당초 과방위가 제안한 사후규제 방안과는 방통위가 과기정통부보다 가까운 모양새다. 과방위 일부 의원들이 방통위의 입장을 요청하자 방통위 방송 담당자들은 지난 17일과 20일 해당 의원실을 돌며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도 방통위의 의견을 검토한 방안을 이주 중으로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국회와 정부의 규제 방안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여당과 정부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방송의 공공·지역성 확보 방안은 단기간에 나올 수 없으므로 관련 부처들이 시간을 두고 사업자들의 의견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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