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반대"…현대중공업 노사 갈등 증폭
노조 "31일까지 파업 강행"… 회사 "임시주총 예정대로"
2019-05-29 06:00:00 2019-05-29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승인을 앞두고 노사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노조는 임시주주총회 장소를 기습 점거해 농성에 들어갔으며 충돌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도 발생했다. 회사는 경찰 측에 노조원 퇴거를 요청하는 한편, 주총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전 노조원이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처음인 전면파업은 현대중공업 분할을 승인하는 오는 31일 임시주총까지 이어진다. 파업 참가 인원은 2500여명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전날인 27일 주총장으로 예고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밤새 농성을 이어갔다. 주총장을 점거해서라도 물적분할을 막겠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주총이 개최되는 날에는 용역과 경찰 등 2000여명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원이 몰리면 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미리 주총장을 점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산업보안대가 충돌하면서 노조원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중 1명은 손가락 인대를 다쳐 수술을 받았고 또 다른 1명은 눈 주위를 가격 당해 출혈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22일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반대하며 상경 집회 모습.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노조가 농성의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분할을 시작으로 결국 회사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구조조정이 우려되는 탓이다. 노조는 물적 분할이 이뤄지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귀속되고 부채는 자회사인 신설 생산법인인 현대중공업에 남게 되면서 인력 구조조정과 노동여건 악화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해왔다. 
 
노조는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을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지주로 분할하는 임시 주총때도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당시에는 일정을 지연시키는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보다 수위가 높아졌다. 노조 관계자는 "2017년 분할로 알짜회사였던 현대오일뱅크, 현대글로벌서비스를 가져갔는데 그결과는 구조조정이었다"면서 "회사가 이제라도 태도를 바꿔 임시주총을 중단하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회사도 이정도의 수위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가 주총장 점거를 위해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본관 현관 유리문이 깨져 상황이 급박했다"면서 "주총 전에 수위를 이렇게까지 높일지 예상못했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30일과 31일에는 영남권 노동자대회와 지역 시민궐기대회를 열고 여론전을 강화한다. 현대중공업도 경찰 측에 노조원 퇴거를 요청한 상태다. 노조도 31일까지 주총장 점거를 이어간다는 계획에 따라 물리적 충돌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주총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다만 회사는 방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총은 미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노조가 주총장을 점거하고 있어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장소를 바꾸는 등 어떻게든 주총은 개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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