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995년부터 1996년 일본의 주간 아사히에 연재한 에세이 60여 편을 엮었다. 일상 생활 속 소소한 발견과 빛나는 위트, '노르웨이 숲' 성공 이후 본격 인기 작가 대열에 들어선 소회를 털어놓는다. 당시 유럽과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이 곳에서 현대 자본주의에 잠식된 사회 구조적 모순을 본다. 애묘인으로서 반려묘에 대한 애정, 달리기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도 가감없이 드러낸다. 주위 사물을 관찰하며 사색하는 소탈한 하루키식 인생관이 담겼다.
장수 고양이의 비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안자이 미즈마루 그림|홍은주 옮김|문학동네 펴냄
사흘간 벌어지는 사건을 원고지 1500매 분량의 장편으로 풀었다. 소설은 유인원 책임사육사로 마지막 출근을 하는 진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의식을 잃은 보노보(지니)를 구하고 돌아오는 길.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진이는 지니와 영혼이 교차하는 세계로 들어간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자유의지 속에서 진이는 인간다움의 의미를 알아간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성장하는 모습, 이를 통해 삶과 죽음 두 세계의 문제를 다룬다.
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은행나무 펴냄
저자에 따르면 말에 언품이 있듯 글에는 문격이 있다. '격'은 혼자서 인위적으로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의 흐름과 관계 속에서 자연스레 다듬어지는 것이다. 품격 있는 문장을 쓰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세월에 실려 읽는 사람의 삶 속으로 퍼져나가게 하고, 그것이 다시 쓴 사람의 삶으로 배어들게 하면 된다. 저자는 마음, 처음, 관찰, 여백 등 21개의 키워드로 글과 인생, 품격에 관한 생각을 풀어낸다. 철학과 일상에서 건진 문장들이다.
글의 품격
이기주 지음|황소북스 펴냄
저자는 청소년기부터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다. 내 마음에 집중하고 스스로 대화하면서 서서히 이를 치유했다. 현재는 치유와 회복, 공감, 소통을 주제로 글을 쓰고 다큐영화를 찍는다. 그는 책에서 어린 시절 어떠한 아픔과 고통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포기하지만 말라'고 한다. '내가 겪는 고통이 훗날 누군가에게 뜨거운 희망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2014년 '자신에게 집중해 새 길을 연' 방탄소년단과 직접 만나 인터뷰한 일화도 소개한다.
박상미의 고민사전
박상미 지음|특별한서재 펴냄
산티아고를 꿈꾸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으면 동네 뒷산이라도 매일 걸었다. 어릴 적 미워했던 아버지와 여행으로 화해를 했고, 나이 50에 자전거 전국 일주로 청춘을 돌이켰다. 저자는 인생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자신을 구해줬던 가장 재미난 방법은 여행이었다고 회고한다.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쓰고 돈이 없어도 즐기는 삶, 출근이 괴로우면 출근길이라도 재밌게 만드는 삶. 동네 뒷산부터 아시아, 유럽, 미국 아프리카를 떠돌며 그가 여행에서 배운 것들이다.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김민식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부와 명성 만이 성공한 삶으로 인정받는 시대, 개인의 이익이 존엄보다 우선시되는 시대. 뇌과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삶이 결국 인류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 강력하게 경고한다. 현 인류가 겪는 지구적 문제는 자본주의 물결에 의한 반존엄적 세태에서 기인했다.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대체되는 노동 현실, 과잉 정보 속 비대해진 개인의 탐욕과 범죄. 저자는 자기 존엄성에 대한 회복이 건강한 미래 사회의 출발임을 역설한다.
존엄하게 산다는 것
게랄트 휘터 지음|박여명 옮김|인플루엔셜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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