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올 여름 7~8월 기간동안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완화하는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누진구간 확대와 누진단계 축소, 누진제 폐지 등을 놓고 국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 누진제 TF에서 마련한 누진제 개편(안) 논의를 위해 3일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뉴스토마토 DB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토론회에서 '전기요금 민관TF'는 이같은 안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올 여름 폭염이 예상되면서 전기요금 부담 증가가 우려돼 누진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종배 민관TF 위원장(건국대 교수)은 "작년 111년 만에 폭염으로 누진제 논란이 있었고, 하계 누진구간 한시적으로 조정했다"면서 "이후 제도적으로 고민해보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고, TF를 가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F가 마련한 안건을 보면 먼저, '누진구간 확대안'는 작년과 동일한 방식으로 450kWh 이하 구간의 대다수 국민에게 혜택이 적용된다. 1629만 가구가 요금 할인 혜택을 받으며, 할인 수준은 월 1만142원이다.
'누진단계 축소안'은 여름철에 요금이 가장 높은 3단계를 폐지해 요금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가구당 평균 할인금액(1만7864원)이 가장 크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혜택을 받는 대상이 609만 가구에 그치고 전력소비가 많은 가구(400kWh 이상 사용)에 혜택이 많이 부여된다는 측면이 있다.
'누진제 폐지안'은 누진제를 폐지하는 것으로, 누진제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대안이다. 다만 다른 안과 달리 1400만 가구의 요금인상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그나마 현실적인 1~2안으로 결정하더라도, 논란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한전이 올 1분기 6300억원 적자를 기록한 현실에서, 이를 보완하지 않고 전기요금을 인하할 경우 결국 그 부담은 국민들이 지기 때문이다.
전기가격은 연료비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같이 올려야 하는데,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한 결과로 적자가 늘어난 것이다.
한전의 적자는 결국 국민 들이 값아야 할 짐이다. 이를 고려한 듯 TF는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자칫 논란이 예상되더라도 책임 지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TF는 토론회와 공청회, 온라인게시판 등 의견수렴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권고(안)을 한전에 제시할 계획이다. 이후 한전은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요청을 하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온라인 게시판과 공청회 등을 통해 누구든지 개편대안에 대한 의견을 온라인 또는 현장 참여 방식으로 개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내 누진제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세종·서울=이진성·강명연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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