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83% “민간상업시설도 실내 28도로 유지해야”
“여름철 냉방 과도” 의견 다수…"장소·지역 차이 몰라서 하는 소리"
2019-05-28 16:11:04 2019-05-28 16:11:0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민들은 민간상업시설도 적정실내온도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서울시는 4월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온라인 공론장인 민주주의 서울에서 ‘무더운 여름, 민간 상업시설도 적정실내온도를 지키는 건 어떨까요’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받았다.
 
매년 여름이면 폭염이 찾아오며 여름철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에어컨은 선풍기에 비해 20~30배에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은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이유로 적정실내온도를 28도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민간상업시설의 경우 적정실내온도를 26~28도로 권고하고 있을 뿐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28일까지 665명이 찬반의견을 나타낸 가운데 찬성이 554명으로 83%를 차지했다. 반대는 97명, 기타 14명이다. 찬성 측은 과도한 실내·외 온도차로 냉방병 등 고통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다수를 이뤘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이모씨는 “여름철에 가디건 챙겨서 극장이나 카페가는 건 진짜 아닌 것 같다. 적정실내온도를 지키면 되는데”라고 말했다. 
 
안모씨도 “여름철에 명동이나 강남, 홍대 등 상업시설이 모인 지역 가보면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문을 죄다 열고 있다. 앞을 지나가기만해도 시원한 냉기가 느껴질 정도라서 에너지 낭비 문제가 우려스럽다. 다만 적정실내온도는 어느정도 상향화해서 사람들이 덥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구는 우리 미래세대에게 잠시 빌려쓰는 것”,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해도 모자라다”, “지하철은 냉방칸, 약냉방칸 구분한 거처럼 무조건 낮은 온도는 아니다” 등의 의견이 게재됐다.
 
반대 의견은 강압적인 정책 시행에 우려를 나타내며 지나친 규제라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반대 의견 중 가장 많은 의견을 얻은 박모씨는 “통제의 성격으로 일종의 규제”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가게마다 지역마다 온도가 다 다른데 똑같은 온도로 통일시킨다는것은 상황과 맞지 않을 것 같다. 식당에 가는 건 집이 더워서 피서차 방문하는 것인데 오히려 손님을 많이 뻬앗길 것 같아 좋은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온도를 낮춘 가게에게 에코포인트를 지급하는게 좋을 것 같다. 강압적인 온도낮춤 켐페인은 좋지 않다”고 얘기했다.
 
민주주의 서울은 시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투표, 결정하는 시민 제안 온라인 플랫폼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나온 시민의 의견을 검토하고 향후 정부차원의 실행이 필요한 제안에 대해선 관련 부처에 전달할 계획이다. 
 
서울 명동거리의 한 상점이 문을 연 채 냉방기기를 가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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