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통신 품질은 속도와 커버리지(전파 도달거리)를 모두 만족할 때 올라간다.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커버리지가 좁거나, 커버리지가 넓어도 속도가 느리면 통신 품질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3일 5세대(5G) 통신 상용화 이후 소비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통신 품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아직 속도와 커버리지 모두 소비자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통사들은 5G를 상용화하며 최대 20Gbps의 속도를 낸다고 알렸다. 이는 1Gbps 속도의 LTE(롱텀에볼루션)보다 최대 20배 빠른 속도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는 이론상의 최대 속도일 뿐 실제 5G 속도는 LTE의 2배인 2.7Gbps 수준이다. 이통사들은 아직 5G 속도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을 인정하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KT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의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최근 자사 대리점과 일간지를 통해 서울에서 자사의 5G 속도가 1등이라는 광고를 냈다. 서울 주요지역 186곳에서 속도를 측정한 결과 181곳에서 LG유플러스의 속도가 가장 빨랐다는 것이 골자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26일 오후 각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스터디 자리를 마련하고 5G 속도를 측정하려면 여러 가지 기준이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선 측정 위치다. 조금만 위치를 달리해도 속도가 차이가 나다보니 같은 지역에서도 속도가 가장 빠른 이통사가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5G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와 LG전자의 LG V50 씽큐를 비슷한 비중으로 테스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정 이통사에 최적화된 단말기로 측정하는 것은 공정한 측정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측정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통신 속도 측정에 주로 쓰이는 애플리케이션(앱) 벤치비는 특정 장소에서 고정식 측정에 유리하지만 이동시 품질 측정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 담당 상무는 스터디에서 "통신은 주로 이동하며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동시 품질(핸드오버)이 중요하다"며 "5G는 NSA(LTE·5G 혼합사용)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핸드오버가 더 복잡해져 고정식 측정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방식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인 측정전용 시스템인 드라이빙 테스트가 꼽힌다. 이는 고정·이동, 초단위 측정이 가능하며 5G와 LTE의 속도가 구분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5G 품질측정은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5G 가입자의 모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사용자가 실내·야외에 있는지와 레이턴시(지연시간), 단말기의 배터리 등도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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