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를 공약한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병행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속적인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현실성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같이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비핵화와 관련한 양국의 입장이 일치하며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언급하고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 최선의 상황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오늘 볼 수 있게 됐다"면서 "남과 북은 평화를 확신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기대에 가득 찬 응원을 보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김 위원장과의 '말폭탄 설전'을 상기시키며 "처음에는 나와 김 위원장 사이에 굉장히 많은 분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갑자기 또 사이가 좋아진 형국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뭔지 모르겠지만 우리 양자 간에는 굉장히 좋은 어떤 '케미스트리'(상호작용)가 있지 않았나, 그래서 이렇게 성사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에 회의적으로 보도했던 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유해송환이 있었고, 인질구출이 있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도 없다"면서 "미디어의 잘못된 정보를 듣고 '뭘 한거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굉장히 많은 일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하노이 결렬'에 대해서도 "좋은 회의였고, 협상의 일부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양 정상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와 관련해 다소 결이 다른 이야기를 내놨다. 문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제재완화 논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영변의 핵 단지가 진정성 있게, 완전하게 폐기가 된다면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라며 "그런 조치들이 진정성 있게 실행이 된다면 그때 국제사회는 제재에 대한 완화를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북) 제재가 해제되진 않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란(핵문제)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서두르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본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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