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높은 수익률을 기반으로 고속성장을 지속하던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전문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경쟁 심화에 기인한 가격 인하와 회사 성장에 따른 사업 다각화가 맞물린 탓이다. 치열한 경쟁 속 협소한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단 분석이 주를 이루는 만큼, 적극적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와 휴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41.6%, 33%를 기록했다. 불과 수년 전 50~60%를 훌쩍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측면의 하향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메디톡스와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부문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대표 전문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 기준 메디톡스의 톡신 및 필러 매출 비중은 94.9%, 휴젤은 89.6%다. 특히 국산 1호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스'를 통해 2006년 시장에 제품을 출시한 메디톡스는 국내 점유율 1위 지위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지속해왔다. 지난 2014년 759억원에 불과했던 메디톡스의 매출은 지난해 2054억원으로 껑충뛰었다. 하지만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인하 여파에 2014년 65.9%였던 영업이익률은 2015~2016년 50%대로 떨어진뒤, 지난해 40% 초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2010년 '보툴렉스'로 국내 두번째 보툴리눔 톡신 입지를 획득한 휴젤 역시 지난 2015년 종속회사로 편입한 필러 전문기업 아크로스와 2016년 공장 증설 효과로 매출액이 2015년 885억원에서 2016년 133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51%로 급등했으며, 이듬해에는 56%로 메디톡스(48%)를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대웅제약 나보타 시장 진입에 따른 경쟁 구도 심화에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점차 감소했다. 기업 성장에 따라 파이프라인 확대 및 신규 사업 진출 등의 다각화 역시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2014~2016년 최대 18%의 연간 성장률을 보이던 국내 시장 성장률이 최근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최근 휴온스까지 시장에 가세하며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업계 역시 해외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와 남미 등 신흥국 중심으로 이뤄지던 수출길을 거대 시장 진출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최초의 중국 허가가 기대되는 메디톡스는 3분기 내 현지허가가 전망되는 등 성과가 가시권에 진입한 상태다. 최근 애브비에 인수된 엘러간에 기술이전한 액상형 보톡스 개발 속도에 대한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요 시장 진출이 더딘 휴젤 역시 지난해 해외 공략을 위한 미국 자회사 설립을 통해 주요 시장 진출 기대감을 키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1000억원 규모에 불과한 동시에 가격 경쟁이 심한 국내 시장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은 적어도 국내의 2배 이상 수준인 만큼 해외시장 활로 개척은 정체한 국내 시장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규모가 큰 시장 진출에 따른 매출 확대와 가격 측면의 이익이 맞물리면 수익성 역시 자연스럽게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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