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수도권 매립지 3-1 공구가 오는 2025년 매립 종료 후 폐쇄를 앞둔 가운데 인천시는 이를 대체할 자체 매립지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체 매립지 설립에 앞서 매립 폐기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궁극적으로는 폐기물 제로화를 통해 자원순환도시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5일 인천연구원에 따르면 인천시 생활계 폐기물 중 매립 비율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재활용 비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매립량의 경우 2008년 하루 평균 288.8톤에 달했던 것이 2009년 296톤, 2010년 184.7톤, 2011년 169.3톤, 2012년 129.5톤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155.8톤, 2014년 175.8톤, 2015년 198.3톤, 2016년 381톤, 2017년 251.5톤까지 치솟은 상태다.
반면 재활용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08년 하루 평균 2209톤에 달했던 재활용 폐기물 양은 2009년 1470톤, 2010년 1494톤, 2011년 1402톤, 2012년 1282톤, 2013년 1585톤, 2014년 965톤까지 줄어들었다. 2015년부터는 1000톤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2008년에 비한다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폐기물 매립량을 줄이는 가운데 폐기물을 소각하거나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이미 폐기물 매립지 부족 현상이 벌어지자 매립 억제와 재활용 촉진을 목적으로 지난 1995년 폐기물 매립에 대한 환경 기준 인허가 조건 등 규제를 강화한 매립 지침을 제정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매립세다. 1996년 도입된 매립세는 매립되는 폐기물에 세금을 부과해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매립이 아닌 재활용 등의 방법으로 폐기물 관리 방법을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매립세는 2010년 유럽 20개국으로까지 확대되며 그 해에만 약 20억유로 거둬들여져 국가 예산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 국가들은 해당 예산으로 오염된 부지의 정화, 폐기물 관리사업, 환경 조치 등에 사용하며 자원 순환 국가로 발돋움 중이다.
윤하연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매립에 대한 높은 세율 적용이 배출 사업자에게 소각이나 재활용을 유도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자원 순환 사회 전환을 위한 국가 매립폐기물 관리 목표와 매립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폐기물 감량을 위해 초중고 단계별 맞춤형 교육과 현장 프로그램 개발,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 다량 배출 사업장 통합관리센터 구축, 사업장 폐기물별 재활용 컨설팅, 기업 MOU를 통한 자율감량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또한 가정용 탈수기 보급, 산업단지 내 자원순환 네트워크 구축, 사업장 폐기물 감량 실적 발굴과 전파, 포장재 페트병 등 재질 구조 기준 가이드 라인 보급, 폐기물 종류별 전과정 물질 흐름 분석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인천시는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론화의 장을 만드는 한편 시민 의식, 수용성 방안 마련 등을 통해 갈등 해소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본 협약과 추진 협의체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백현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은 “생활 폐기물 처리는 기초자치단체의 고유 사무이며 공동의 책무란 인식 하에 출발해야 한다”면서 “선진화 된 폐기물 관리 정책 도입과 자체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의 필요성 및 추진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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