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올해 수주목표 달성 '빨간불'
상반기 수주 달성률 26%…선주 관망세로 하반기 개선도 불투명
수주잔량도 전월대비 축소…"하반기 발주시장도 좋지 않을 것"
2019-07-30 06:00:00 2019-07-30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올해 현대미포조선 수주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수주실적이 부진할뿐 아니라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도 26%로 저조하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하반기에도 선주들의 발주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상반기에 9억1700만달러(1조843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1% 하락한 수준이다. 
 
수주량은 지난 1분기 동안 증가세를 보였으나 4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대미포조선은 1분기에 4억3400만달러를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수주고를 올렸다. 그러나 4월 누계 기준 17.2% 줄어든 5억4400만달러로 감소세를 돌아섰다. 
 
수주량 하락세는 2분기째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도 전년(10억2000만달러) 대비 10.1% 줄어든 9억1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주목표 달성율도 26%로 저조하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수주목표치를 전년(30억달러) 대비 18% 가량 상향한 35억3000만달러로 내걸었다. 전년 실수주액 24억6000만달러에 비교하면 무려 43.8% 높게 설정한 것이다. 이는 올해 발주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현대미포가 주력으로 하는 제품운반선 운임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분기 제품운반선 평균 용선료는 전분기 대비 5.4~15.4%, 2분기 3~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황 개선이 신조선 발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현대미포조선을 타격을 입었다. 상반기 동안 전세계 제품운반선 발주량은 무려 41%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 제품운반선 수주량도 55.3% 하락했다. 
 
수주잔량도 빠지는 추세다. 지난 6월 한달 동안 6척을 추가로 수주했으나 수주잔량은 113척으로 전달(114척에)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인도 기준 수주잔량은 41억5500만달러로 대략 1.5년치를 확보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선가 상승 및 안정적인 조선소 운영을 위해서는 2년치 수준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현대미포조선
 
따라서 연간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하반기 추가 수주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당장 3분기 발주 시장에 큰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선주들의 발주 관망자세가 달라질 가능성이 낮고 발주량이 급격히 증가할 이슈도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이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지속으로 관망자세를 쉽게 풀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양국간의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혹여 재선에 성공할 경우 무역분쟁은 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나마 연말이 가까워 오면 발주량은 소폭이나마 개선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가 강제화되는 만큼 선주들이 규제를 대응하기 위해서 신조 발주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주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이슈가 아니라는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선박 연료인 고유황유를 저유황유로 대체할 경우 기존의 선박으로도 화물을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신조선 발주보다 연료를 교체하는 쪽으로 대응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환경규제가 강제화 되기 때문에 올 4분기에 선주들이 신조선을 발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해운업계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하반기 발주 시장도 상반기처럼 썩 좋지 않은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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