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인생 초반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시점인 만큼 원하는 대학 진학을 위해 막바지 공부에 한창 열을 올리는 시기다. 하지만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수능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불안과 스트레스의 정도도 심해진다. 가중된 스트레스는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람 마다 다르지만 예민한 수험생들의 경우 무너진 수면 패턴과 부족한 숙면으로 불면증에 시달려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올바른 습관을 통한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수능 전 여름방학 기간이 여유시간을 십분 활용할 마지막 기회가 되는 만큼 방학동안 밤샘 공부도 불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동안 '올빼미형'으로 늦은 시각까지 공부했던 수험생들은 지금부터는 수면패턴을 바꿔야 할 때다. 보통 잠에서 깬 지 최소 2시간이 지나야 뇌가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다. 언어영역 시험이 시작되는 시간이 8시30분인 만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2시간 이른 6시30분 전에는 일어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촉박하게 기상해 졸린 상태에서 시험을 보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현실에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방학기간 공부한다고 새벽 1~2시에 잠에 들던 습관을 쉽게 떨쳐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상시간을 한주에 30분가량씩 총 2~3시간 서서히 앞당기는 것이 좋다. 이때 충분한 수면시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밤 11시까지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수험생들이 잠을 쫓거나 집중력을 위해 물처럼 마시는 에너지음료나 커피 등도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생체리듬은 단기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능에 임박해서 수면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수능 날짜가 가까워 올수록 시간에 쫓기고 초조함에 수면장애로 잠을 이루지 못해 불규칙한 수면패턴을 갖게 되는 수험생불면증 환자가 늘어난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수면시간을 앞당기고 신체리듬을 수능 때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수능 문제는 주로 사고력·판단력이 요구되는데 이는 뇌의 앞쪽인 전두엽이 주로 활용되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의 활성이 떨어져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잠드는 시간을 당기고 푹 잘 수 있으려면 주간에 햇볕을 많이 쬐어야 한다. 햇볕을 많이 쬐면 밤에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증가해 숙면을 취하기 쉽다.
한진규 원장은 "햇볕에 일정시간 노출되면 신진대사율이 증가하고 뇌의 움직임이 빨라져 활기찬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특히 수험생들은 시간을 따로 내 운동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점심을 먹은 뒤 잠깐이라도 바깥에서 산책을 하는 것이 잠을 잘 자는데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은 책상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몸이 경직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스트레칭과 산책으로 전신의 혈액순환을 해주는 것도 지치기 쉬운 몸에 좋은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병리적으로 수면 또는 숙면이 어려운 경우라면 전문의와의 상담이나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100일 앞둔 지난 6일 호남제일고등학교 수험생들이 방학 기간에도 학교를 찾아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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