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도 가습기살균제 사용 확인"
특조위 "군에 진상규명 요구할 것"…SK케미칼·애경·이마트는 법정서 '혐의 부인'
2019-08-19 16:08:26 2019-08-19 16:08:26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군부대에서도 국군장병들에게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달 말 열리는 가습기살균제 청문회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소위원회(소위원장 최예용)19지난 7월부터 군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실태에 관한 조사에 착수한 결과 군이 국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약 12년간 육··공군 및 국방부 산하 부대·기관 12곳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군대 내에서 가습기살균제는 주로 병사들의 생활공간에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군병원도 국군수도병원과 국군양주병원이 애경산업의 가습기메이트를 각 290, 112개 구매해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2016년 정부에 피해 신고를 한 이모(30)씨의 경우 군 복무 중이던 지난 20101~3월간 국군양주병원 입원 당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폐섬유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2017년 폐손상 4단계 판정을 받았다.
 
특조위는 공군 기본군사훈련단과 신병교육대대 생활관, 공군 제8전투비행단과 육군 제20사단에서도 옥시싹삭 New 가습기당번이나 가습기메이트구매·사용 정황을 당시 복무했던 병사들의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도 국방전자조달시스템검색을 통해 2007~2011년간 해군교육사령부, 해군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 국방과학연구소 등에서 총 57개의 가습기살균제를 구매·사용한 내역을 찾았다.
 
군에서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실태는 이보다 더 광범위했을 것이란 게 특조위의 설명이다. 특조위는 군대 내 보급 체계에 관한 전문가인 A 전 육군 대령이 군대 내에서 소모하는 생활용품의 경우 조달시스템 보다는 실무부대에서 물품구매비와 운영비로 구매한 게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조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7~28일 서울시청에서 개최하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에 관한 청문회에서 국방부 인사복지실장과 국군의무사령관을 증인으로 채택해 질의하고, 군대 내 가습기살균제 사용실태 전수조사 및 피해자 신고센터 설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가습기메이트원료 공급업체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및 이마트 전·현직 관계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재판이 열렸다. 이미 공판준비를 진행해 온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은 정식재판까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은 2회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1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소위원회의 군 가습기살균제 구매·사용 관련 기자회견에서 관련자료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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