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홈플러스는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C, Fulfillment Center) 2호점 안양점을 경기 안양시에, 3호점 원천점을 경기 수원시에 각각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대형마트에 장착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FC는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해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시간, 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고객의 자택과 가장 가까운 도심에서 빠른 배송을 수행한다. 경쟁사와 달리 과도한 출혈 없이 신선 품질, 배송 속도, 운영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이른바 '올라인' 모델이다.
이번에 선보인 안양점과 원천점은 매장에서는 평범하게 고객이 카트를 끌면서 장을 본다. 하지만 지하 1층에는 배송 트럭 40여대가 도열해 있고, 그 앞으로 약 2000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펼쳐진다.
대형마트 4만여종의 상품 중 온라인 주문의 70%가 집중되는 3000여종의 핵심 상품이 빼곡히 진열되고, 그 사이로 자동화된 롤러 컨베이어 한 줄이 길게 이어진다. 컨베이어 위로는 상품이 담긴 트레이들이 미끄러지듯 다닌다. 트레이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놓인 진열대 앞에서 멈춰 섰다가, 피커(picker, 장보기 전문사원)가 상품을 담으면 다시 다음 구역으로 향한다.
홈플러스 풀필먼트센터 원천점에서 피커가 온라인 주문 상품을 트레이에 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DPS(Digital Picking System)는 피커에게 물건을 담을 트레이 선정에서부터 상품 위치, 최종 검수 결과 등을 모두 알려줘 피킹 오차범위를 제로(0)화한다. 3분여 만에 컨베이어 한 바퀴를 모두 돈 트레이는 배송 트럭에 실려 마트를 떠난다. 전통적인 장보기와 온라인 피킹을 모두 만족시키는 O2O 매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6개월간 안양점과 원천점에 FC를 구축하고, 기존 10명 수준이던 피커를 40여명으로 늘렸다. 시스템과 물류 관리 직원 10여명도 배치했다. 주문이 몰리는 상품만 모아 피커가 평균 반경 3m 이내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돕고, 구매 빈도가 낮은 상품은 필요할 때에만 여러 고객의 물량을 한 번에 피킹해 오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벽 하나를 두고 매장과 FC가 마주하고 있는 안양점은 매장과 FC 양쪽에서 냉장·냉동 상품을 꺼낼 수 있는 '쌍방향 워크인쿨러(work-in cooler)'를 적용했다. 점포와 FC가 재고와 시설을 공유해 생산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매장 고객은 냉장고 문을 열면 맞은 편에서 피커가 유통기한을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상품을 담는 모습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안양점과 원천점의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는 기존 200건의 7배인 1500건, 피커 1인당 고객 주문 처리 건수는 기존 22건에서 30건으로 확대된다. 기존 점포 5㎞ 이내였던 배송 반경도 15㎞까지 늘어나 안양점은 방배, 서초, 사당, 양재, 평촌까지, 원천점은 죽전, 광교, 신갈, 기흥까지 담당한다. 각 FC는 앞으로 배송 증가 추세에 맞춰 피커 90여명, 배송 트럭 80여대까지 늘려 하루 배송 건수를 3000건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홈플러스 풀필먼트센터 안양점 쌍방향 워크인쿨러에서 매장 고객과 피커가 함께 상품을 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앞으로 홈플러스는 현재 107개 점포 온라인 물류 기능을 오는 2021년까지 140개 전 점포로 확대하고, 온라인 배송이 많이 몰리는 지역은 물류 기능과 규모를 업그레이드한 FC로 담당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피커는 기존 1400명에서 4000명, 콜드 체인 배송 차량은 기존 1000여대에서 3000여 대로 늘려 하루 배송 건수를 3만3000건에서 12만건으로 키우게 된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시도로 지난해 6000억원 수준이었던 온라인 사업 매출액을 올해 1조원, 내년 1조6000억원, 2021년 2조3000억원으로 수직 상승시킬 예정이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은 "늘 앞서 움직이는 온라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사업 규모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지원과 발상의 전환이 어우러진 '똑똑한 투자'"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서 있는 그 자리에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모든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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