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검경)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 도입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매듭지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제296기 졸업식에서 "이제 수사권 조정 법안과 한국형 자치경찰제 도입이 입법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수사권이 조정되고 자치경찰이 도입되면 시민과의 거리는 한층 가까워지고 치안서비스의 질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찰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인 1919년 4월 25일 임시정부 경무국이 설치되고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자처했던 백범 김구 선생이 초대 경무국장으로 취임했다"며 "백범 선생의 '애국안민' 정신은 우리 경찰의 뿌리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광복 후에는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경찰에 투신해 민주경찰의 역사를 이었다"며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이자 독립운동단체 결백단에서 활동한 안맥결 제3대 서울여자경찰서장, 함흥 3·1운동의 주역 전창신 인천여자경찰서장, 광복단 군자금을 모았던 최철룡 경남경찰국장을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쉰 한 분의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에 뿌리를 둔 자랑스런 역사도 과거의 아픈 역사도 모두 경찰의 역사"라며 "앞으로의 경찰 역사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 법 앞에 누구나 공정한, 정의로운 사회를 이끄는 경찰로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써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민과 이웃이 여러분을 믿는 만큼 여러분도 국민을 믿고 국민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주시기 바란다"며 "정부도 여러분이 대한민국 경찰관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업적을 치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2015년 69%에서 올해 75%로 늘었다"며 "우리 경찰의 치안 능력은 갈수록 더욱 강해지고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범죄와 교통사고 사망자가 해마다 감소하고살인·강도·성폭력 범죄의 검거율은 95%가 넘는다. 우리의 우수한 치안시스템을 세계 110개국에 전수하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사이버범죄 대응 기법'을 배우기 위해 매년 1000명이 넘는 외국 요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찰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경찰관 8572명을 증원했고,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2만명까지 늘려갈 예정"이라며 "현장에서 꼭 필요한 수사비 예산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도 높은 업무의 특성에 맞춰 건강검진과 트라우마 치유를 포함한 건강관리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위험을 무릅쓴 직무 수행 중 질병이나 부상을 당하거나 순직할 경우 보상을 강화했다"며 "경찰 복지가 국민 복지의 첫걸음이라는 자세로 더욱 촘촘히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경찰학교 졸업식 참석은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0년만이다. 이날 중앙경찰학교 제296기 2762명의 경찰관들이 졸업과 함께 대한민국 경찰관으로 임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296기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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