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민을 존중한다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일 SNS에 글을 올려 “며칠 전 조국 후보자와 통화를 했다.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하기에 인간적으로 작은 격려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사실 저는 누구보다도 가까운 곳에서 조국 후보자를 지켜봐 온 사람 중 하나”라고 조 후보자와의 인연을 소개한 박 시장은 “지금은 먼 옛날 일처럼 기억되는 암흑과도 같은 시대, 청년 조국은 헌신적이고 열정이 넘쳤다. 참여연대를 만들어 사법감시센터를 함께 운영했고, 인권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법치주의가 온전히 작동되는 일에 우리는 청춘을 바쳤다”고 회상했다.
또 “제가 곁에서 지켜봐 온 조국은 대한민국을 좀 더 나은 사회로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야당과 일부 언론은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가 법무부 장관이 되어서 하게 될 ‘사법개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어지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공직에 나서는 당사자는 누구나 온갖 비판과 엄정한 검증을 각오하고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가족들에게까지 가해지는 무자비한 사생활침해와 인격 모독의 조리돌림을 지켜보는 일은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힘겨웠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본인이 스스로 이야기했듯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그것 때문에 마음의 아픔을 겪고 있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분노를 헤아리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그의 치열했던 삶을 이념의 굴레로 덧씌워 송두리째 폄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특히나 시대의 어둠 속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옹호까지 했던 분들이 하는 말이라면 더욱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자신도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정치권의 공격과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로 당혹스러웠다고 얘기했다. 당시에 대해 “조금만 조사를 해 보면 누구나 허위사실인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언론이 그 주장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흑백을 가려 국민에게 분명한 진실을 보여주어야 하는 언론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나 독일처럼 허위보도나 가짜뉴스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우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박 시장은 “불법과 특혜를 통해 부당한 것을 누렸다면 비판받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명백한 거짓을 진실인 양 내세우며 여론재판으로 모든 책임을 짊어지게 하려는 모습은 분명 온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현 사태의 해법으로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밝히며, “인사청문회는 바로 이러한 논쟁들과 주장들을 국민 앞에서 제대로 밝혀보라고 마련된 헌법상의 제도”라며 “이러한 제도를 통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부풀린 악의적인 주장들을 내놓으며 정작 그것을 검증하자는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애초에 여야가 합의한대로 청문회 과정을 거쳐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후보자의 자질이 검증되고 나면 나머지 몫은 국민의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며 “오늘이 바로 그 분수령”이라고 마무리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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