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자녀 입시 업무방해 혐의' 나경원 원내대표 고발
"갑자기 신설된 장애인 특별전형에 낮은 성적에도 합격" 주장
2019-09-16 13:39:55 2019-09-16 14:28:0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녀의 입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민생경제연구소와 국제법률전문가협회, 시민연대함께는 16일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병우 성신여대 교수를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우선 이들 단체는 나 원내대표의 딸과 관련된 입시 부정과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2017년 성신여대 내부 감사 결과 2012학년도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이 신설되는 과정에서 초기 입시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장애인 특별전형이 수시 실시 3개월 전에 갑작스럽게 신설됐고, 특별전형이 신설되는 과정에서 내부 논의를 확인할 수 있는 회의, 결재 서류 등이 없었다"라며 "2011년 6월1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12학년도 수시 1차 특수교육대상자 신설 수정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결재권자의 결재 없이 공문이 발송됐다"라고 주장했다.
 
성신여대 내부 감사보고서에는 2011년 5월13일 초청 특강으로 성신여대를 방문한 나 원내대표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심화진 전 총장에게 "성신여대와 같은 큰 대학에 장애인 전형과 같은 입시가 없는가"란 내용의 말을 했고, 이에 심 전 총장이 "특수교육대상자 전형 신설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는 이모 입학관리팀장의 진술이 담겼다. 실제 성신여대에는 장애인 전형 모집 요강이 확정됐고, 이 전형을 처음 도입한 해에 나 원내대표의 딸 김모씨는 실용음악학과에 해당 전형으로 응시해 합격했다. 
 
이와 관련해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2011년 10월23일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의 면접을 시행하면서 나 원내대표의 딸 김모씨가 면접 과정에서 부모의 신상을 드러내는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말을 했는데도 당시 현대실용음악학과 이병우 학과장이 면접을 그대로 진행했고, 모집 요강에는 공지되지 않은 실기연주를 면접 과정에서 평가하면서 나 원내대표의 딸에게 좋은 점수를 주려고 했던 정황이 있다"라며 "그 결과 면접위원 4명이 만점에 가까운 같은 점수 98점을 부여해 학생부 성적이 낮았던 나 원내대표의 딸이 합격했다"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아들과 관련된 입시 부정 의혹도 받는다.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씨는 지난 2104년 윤형진 서울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서울대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이듬해 미국에서 열린 학술대회 때 의공학 포스터의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를 실적으로 인정받아 예일대에 입학했다. 
 
이에 대해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해당 논문 포스터는 의학 논문으로 상당한 의학적 지식과 실험 설계, 실험에 대한 IRB 승인 등의 전문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직접 논문에 필요한 실험을 수행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되고, 실제로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실험 내용과 실험 절차에 대한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라며 "만약 실제로 김씨가 작성하지 않았다거나 아무런 기여 또는 별 기여도 없이 제1 저자로 논문을 올려 학회에서 발제했다고 한다면 이는 학술대회의 논문심사 등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에 대한 수사를 고소·고발인에 대한 조사도 없이 신속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라며 "조국 부장관의 딸에게 제기된 의혹과 나 원내대표의 아들, 딸에게 제기된 의혹이 유사하거나 더 심각하다는 비판도 많고, 오히려 본건 고발은 성신여대 내부감사 결과보고서가 존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 원내대표의 실험실 청탁과 특혜 제공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 있고, 많은 전문가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어 혐의점이 명백하므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공정하고 신속한 압수·수색 등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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