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방송 음원 수익의 불공정한 수익 분배를 지적하고 나섰다. 협회는 "방송사와 음악창작자 간에는 갑질문화가 존재한다"며 "모든 음악프로그램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일 협회는 공식 발표문을 내고 "방송사와 음악창작자들은 서로 공생할 수 밖에 없는 관계"라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중적인 영향력을 지닌 방송사는 '슈퍼갑'으로 군림하고 있다.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에서 불공정한 관행들은 공공연하게 지속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열거 하며 설명을 뒷받침했다. 통상 방송사는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 음악인 섭외 및 출연계약서 작성,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음원 제작, 방송 프로그램 송출 및 음원 유통, 음악인 출연료 지급, 음원 제작비 및 수익 정산 순의 과정을 거친다.
협회는 "섭외와 계약서 작성, 음원제작과 유통의 경우 방송사와 출연자 간 중요 협의 사항"이라며 "하지만 ‘방송사의 일방적인 룰’에 의해 정해지고 있고, 출연자는 사전에 알기 쉽지 않다. 출연자는 이에 따르지 않으면 해당 방송 출연이 불가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1년 전 모 방송사를 사례로 들었다. 협회는 "프로그램 송출 이후 음원 1곡으로 약 1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낸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그 속내에는 불공정한 계약과 출연자는 알지 못하는 방송사와 음원유통사와의 이면계약, 그로 인해 드러나게 된 음원 수익의 편취 의도와 방송 제작 전에 해결되었어야 할 음원 저작권에 대한 미해결, 10억원 가까이 발생되었으리라 예상하고 있는 수익금에 대한 미정산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또 "해당 음원제작사는 방송사 측과 1년 넘게 협의를 시도하였으나, 방송사 측은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의에 응하지 않은 채, 또 다른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송출하였으며, 다시 음악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와 문화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으로 구성된 ‘(가칭)공정한 음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대모임(이하 연대모임)’은 병폐의 뿌리부터 뽑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을 방송계와 음악계의 고질적인 관행과 갑질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대책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협회는 "그동안 방송국의 음악프로그램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피해 사실들을 밝혀내고, 피해를 받은 음악창작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며 "이에 연대모임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사건의 실제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더 이상 피해 받는 음악 창작자들이 생겨나지 않는 공정한 음악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19일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 리허설스튜디오에서 '방송사 음악프로그램 음원 제작의 허(虛)와 실(實)'이란 주제로 열린다.
최근 생방송 투표조작 논란에 휩싸인 CJ ENM의 음악프로그램. 방송국이 재단하는 '음악 권력'을 대표하는 선례로 온갖 의혹을 낳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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