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줄지은 악재에 시달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이달 또다시 굵직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 분위기를 바꿀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만 결과가 나쁘면 끝이 없는 나락에 떨어질 수 있어 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코오롱티슈진, 에이치엘비 등 올해 한 차례 대형 악재를 터트렸던 기업들은 이달 내 관련 사안들의 주요 전환점이 될 일정을 치른다. 소강 국면에 접어든 악재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결과에 따른 파장이 클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탑라인 결과치가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기업가치가 폭락했던 에이치엘비는 오는 27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더 세부적인 데이터를 발표한다.
위암을 비롯해 비소세포폐암, 비인두암, 육종 등 다수 고형암을 대상으로 리보세라닙 단독 및 병용요법 연구결과 10건 이상을 쏟아낼 예정이다. 시장에 짙게 깔렸던 실망감과 달리 회사 측이 최근 다음달을 목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시판허가신청 사전미팅을 추진하는 등 여전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에 희망을 꺼뜨리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선고를 받은 인보사의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18일 예정됐던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하는 코스닥위원회가 다음 달로 연기됐다.
규정상 15영업일 연기 자체는 가능하지만 미국 임상 3상 재개 여부가 결정된 이후 판단하기 위한 분석이 주를 이룬다. 지난달 말 티슈진이 FDA에 3상 재개를 위한 자료를 제출한 만큼 이달 내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임상이 재개될 경우 대형 시장 진출 발판은 물론, 국내에서의 회생까지 노릴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판준비기일만 5차례 진행된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 혐의 재판이 오는 25일 본격화된다. 지난 18일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첫 공판을 시작으로 다섯 번의 공판기일을 통해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재판부가 결정했다. 그동안 시장을 짙누르던 증거인멸과 분식회계 관련성 등 각종 의혹이 본격적으로 검증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 모두 올해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칠만한 악재를 불러온 기업들인 만큼, 각 사가 바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시장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확연히 축소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선고를 한 뒤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