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간의 미국 뉴욕 순방을 마치고 26일 오후 귀국한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문 대통령은 한미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조기성과 도출 방안을 논의했고, 유엔총회에서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 확보에 나섰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9번째 정상회담과 관련해 청와대는 "양국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미 백악관은 'transform'으로 표현)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는 'transform'이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흔히 '전환 혹은 변환'의 뜻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모습·성격을, 특히 더 좋게) 완전히 바꿔 놓다'라는 의미가 강하다. 북미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미 측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도 "improve(개선하다)보다 더 적극적인 전환의 용어"라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놨고, 비핵화 해법도 '새로운 방법'이 좋을 것 같다는 뜻을 밝혔다.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가장 용감한 자들이 평화를 선택할 수 있음을 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국제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유엔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비무장지대에 각종 국제기구를 유치하고 국제사회가 함께 지뢰제거 작업을 진행하자는 뜻이다.
또한 문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비핵화가 진전될 경우 유엔 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는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와 '2020년 도쿄 올림픽 남북 공동 진출' 등을 논의했다. 폴란드·덴마크·호주·인도 정상들과도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중견국' 한국의 책임과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3일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저탄소 경제 조기 전환을 위해 2022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6기를 추가 감축하겠다고 했다. 한국의 녹색기후금융(GCF) 공여금을 기존의 2배(1억달러→2억달러)로 늘리고, 내년 6월 서울에서 제2차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개최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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