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주가 부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금융상품(DLS·DLF) 대규모 손실 등 악재가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손 회장은 특히 대만 푸본 금융그룹을 주요 주주로 영입하면서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금융주식 대부분을 전략적 투자자에 매각한 데 이어 내달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서는 등 해외투자자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우리은행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우리금융 지분4.0%를 주식시장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대만 푸본금융그룹의 자회사인 푸본생명에 매각했다. 주당 판매가는 1만2408원으로 체결됐으며, 이로써 우리은행은 오버행(Overhang·대량 대기매물)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상호주 매각 배경에는 손태승 회장이 있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손 회장의 지시로 지주와 은행이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으며 투자자 유치 활동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장기투자자 유치와 함께 지배구조 다변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푸본생명의 경우 과점주주 가운데 IMM PE(지분율 5.96%) 다음으로 높은 지분을 보유한 과점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우리금융 주가에 우려 요인으로 작용한 오버행 이슈를 조기에 해소하고 해외 금융사 주주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푸본생명으로의 대량 주식 매각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우리금융 주가는 전날보다 1.61% 오른 1만2600원에 마감됐다. 이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29일(1만1100원)과 비교해 13.5%가량 오른 것이다.
이와 함께 손 회장은 이르면 내달 초 유럽과 북미지역의 IR도 진행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중장기투자자를 대상으로 10월 유럽과 북미지역의 IR도 계획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잔여 지분의 성공적인 매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금융상품의 대규모 손실 문제는 악재로 꼽힌다. 우리은행 파생결합펀드(DLF)는 지난 19일 60.1%의 손실을 시작으로 24일 만기인 상품은 63.1%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날 만기가 도래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F 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98.1%로 확정됐다. 손 회장은 "고객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현재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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