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저림 증상, 목디스크·척추 질환일 수도
1·2주 지속 시 다른 질환 의심…"증상 초기에 검사 필요"
2019-10-01 06:00:00 2019-10-01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현대인의 손은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난 후 잠드는 순간까지 쉴 틈이 없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집안일, 육아, 운동, 작업현장까지 집 안팎을 불문하고 손에 전달되는 부담은 적지 않다. 이 같은 손의 과사용으로 힘줄이 붓고 염증이 생기면 염좌나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가벼운 증상이라면 손 사용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거나 소염진통제, 온찜질 등으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는 제법 흔해진 손목터널증후군인 만큼 휴식을 통해 회복하는 방법도 있지만,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고 팔이나 어깨, 하체 등 다른 부위에도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손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어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손목터널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혼동하기 쉬운 질환 중 하나는 경추 수핵탈출증이다. 흔히 목디스크라고 불리는데, 경추(목뼈) 사이에 충격을 흡수해주는 디스크가 퇴행성 변화나 목뼈의 무리한 압력으로 인해 빠져 나와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바닥부터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엄지손가락 근육의 위축이나 마비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손뿐만 아니라 팔과 어깨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경추 수핵탈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경추 수핵탈출증은 목 주변을 지나가는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이 목에만 나타나지 않고 팔이나 어깨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터널증후군과는 달리 유독 약지와 새끼 손가락이 저린 경우가 많으며, 팔 힘이 빠지고, 환자에 따라 긴장성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목디스크의 증상은 디스크에서 오는 경추 통증과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하는 신경통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신경통의 경우 증상이 목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라며 "신경이 눌려서 나타나는 증상은 몸에서 내보내는 경고이므로 증상을 방치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 저림이 나타났을 때 의심해봐야 하는 또 다른 질환은 후종인대 골화증이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척추체의 뒤쪽과 척추관의 앞쪽에서 움직임을 지지해주는 인대가 단단하게 굳어져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해 신경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인 경우도 있고, 초기에는 목 부위 통증으로 시작해 손과 팔 저림이나 다리 근력저하, 감각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손의 경미한 통증이나 저림만 나타날 경우에는 일시적인 손의 과사용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증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을 방치하면 보행장애, 배뇨나 배변장애가 나타나며 더 심한 경우에는 팔다리 마비까지도 올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동양인에게 주로 나타나며, 인종적, 유전적 요소가 있어 가족간의 발병률이 높고, 여성보다 남성의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40세 이후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중년 남성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후종인대 골화증의 진단은 단순 방사선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며, 초기에는 안정과 운동 제한, 소염진통제 등 비수술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신경 압박의 정도가 심하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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