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ABC)백트, 암호화폐 시장 '게임체인저' 될 수 있을까
2019-09-30 14:16:18 2019-09-30 14:16:18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최근 암호화폐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 중 하나가 '백트(Bakkt)'인데요. 백트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암호화폐 선물거래소로,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이 투자한 곳이기도 합니다. 
 
백트가 주목받는 건 지난 23일 출시한 비트코인(BTC) 선물 거래 서비스 때문입니다.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계약은 최종 결제일에 거래소 가상 창고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계약이 이뤄지는 실물인수도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정산 시에도 달러 등 기존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이 이용됩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 서비스의 출시만을 기다려왔는데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관 투자가 대거 유입돼 암호화폐 시장이 질적·양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백트는 암호화폐시장 암흑기였던 지난해 말 약 2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만큼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걸까요. 첫 날 거래량은 약 8억원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같은 날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의 거래량은 약 500억원이었습니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 만큼 시장에서도 이를 악재로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지난 25일 비트코인은 10%이상 하락하며 1000만원대가 무너졌는데,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서비스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OK 그룹 산하 리서치 센터 OK리서치(OK Research)는 이와 관련 "이번 비트코인 급락은 일찍부터 예견됐던 일인데, 백트가 도화선이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 백트의 서비스를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유력 기업들의 투자, 최초 비트코인 실물 거래 방식 등 혁신적인 요소를 앞세워 결국 기관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블록체인 솔루션 전문업체 인터랍스 테크놀로지(Interlapse Technologies)의 웨인 천(Wayne Chen) CEO는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를 통해 ICE 산하 백트(Bakkt)의 BTC 선물 거래 출시가 비트코인 장기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 그는 "ICE의 BTC 선물 계약 출시로 BTC 선물 거래 방식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다. 규제 기관이 BTC를 상품으로 정의한 상황에서 선물 거래에 BTC를 추가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 금융 기관들 또한 BTC 파생 상품 등에 주목하고 관련 서비스 출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백트의 비트코인 선물거래서비스가 자리잡는다면 암호화폐의 투자수단으로서의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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