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보의 주권은 대중에게 있고, 정보 권력은 대중으로부터 나온다
2019-09-28 12:00:00 2019-09-28 12:00:00
1789년 절대 왕정 체제인 프랑스에서 '만민의 평등함'을 기치로 내세우고 대혁명이 발발하였다. 이는 주권이 소수의 지배 계층으로부터 다수의 민중에게 넘어가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프랑스 혁명은 고대 그리스의 직접 민주주의, 로마의 제국주의, 중세 유럽의 봉건주의, 절대왕권국가 등 정치체제가 시대 상황에 맞게 반동의 과정을 거치면서 소수의 권력 독점자로부터 다수의 민중에게로 권력이 이동한 결과물이자 현대 정치체제의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이 권력은 최근 들어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권력 이동(1990)'에서 "권력이 개인, 기업, 국가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기존의 차원과는 달리, 권력 본질 자체가 지식 정보 계층으로 대체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30여년 전 엘빈 토플러의 예측은 현재의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현대는 지식 정보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계층이 권력을 차지하는 시대, 즉 정보가 곧 '부'이자 '권력'인 시대이며, 이미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엘빈 토플러 저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 1990년대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주체는 정부, 언론, 기업 등 소수의 정보 독점자에서 대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일반 대중은 다양한 인터넷 매체, 플랫폼을 통해 정보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면서 소수 독점자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것이다.
 
국가를 통치하는 권력이 대중으로 이동한 것과 같이 이제는 정보에 대한 통제권, 즉 정보 권력이 대중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공교롭게도, 아니 너무 당연하게도 역사 발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등의 서비스는 엘빈 토플러가 언급한 권력 이동의 흐름을 잘 읽어낸 성공 사례이다. 이들은 인터넷 기술 기반으로 정보 생산의 주체가 된 대중들의 손발이 되어 정보 권력의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획기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정보의 소유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수가 독점하고 있다. 심지어 공유를 제1의 가치로 삼는 SNS 서비스도 일반 대중이 생산한 정보를 그들의 데이터베이스에 묶어 두고 있으며, 이 정보를 이용하여 가치 있는 정보를 만들어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반면 일반 대중은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정보 권력의 이동이 다시 한번 격변을 맞을 준비가 되었다. 정보의 소유마저도 소수의 독점자에서 대중으로 넘어 오게 되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블록체인은 다수의 합의에 의해 정보를 증명하며, 다수의 블록체인 노드에 정보를 기록하고 누구나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중에 의해 입증되는 동시에 대중이 소유하는 정보인 것이다.
 
정보의 생산, 공유뿐 아니라 정보의 소유까지 대중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은 역사의 흐름상 당연한 귀결이며 이를 정보 분야에 잘 구현해 낸 것이 블록체인이라는 도구이다. 누구라도 관심이 있다면, 주인으로서 정보를 이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머지 않아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정보 권력 이동의 새로운 흐름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 또는 플랫폼이 등장 할 것이며 그 기회를 잡는 자가 제2의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이 될 수 있으리라.
 
권력 이동의 역사가 반동의 과정을 거쳐왔던 것처럼 블록체인을 통한 정보 권력의 이동은 기존 정보를 독점했던 계층의 저항에 부딪혀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엘빈 토플러가 정보화 사회에서의 권력 이동의 폭과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빠르게 진행된다고 언급한 바와 같이 이를 실현해줄 정보 기술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결국 이러한 저항은 급속한 진보 과정의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을지언정 오래 지속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헌법을 개정한다면, '정보의 주권은 대중에게 있고, 정보 권력은 대중으로부터 나온다'를 제 1조로 삼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고 하면 과언일까?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보라(BORA)는 이러한 기회를 빠르게 대중들에게 전파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인 보라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보라 블록체인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의 진입 장벽을 낮춰 정보 생산자, 이용자에게 블록체인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운영을 위한 다양한 도구와 기반 시스템을 제공해 주고 있다.
 
기존 서비스가 자신의 정보 제공을 대가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내가 제공한 정보에 대해 가치 창출 목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반면, 보라 블록체인 플랫폼은 자신의 정보에 대해 주권자로서 자신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며 이를 제공할지를 선택하고, 보상을 받는 토크노믹스를 구현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이용하여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부여하는 도구이다.
 
새로운 흐름을 읽어 낼 수 있는 선구자들이 보라 블록체인 플랫폼과 함께 다양한 기회를 발굴하고 의미 있는 시도를 통해 정보 권력의 이동이라는 역사 흐름에 한 축이 되길 희망한다.
 
이이구 보라(BORA) CTO(igoo.lee@way2bit.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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