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성분조작 사건과 관련해 현직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위원이 이의경 식약처장 등 전·현직 임직원을 고발했다.
강윤희 식약처 종양약품과 임상심사위원은 4일 이의경 처장 등 11명을 의약품 안전성 정보 검토와 안전 조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강 위원은 "식약처가 늘 해야 하는 부작용 감시를 평상시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조치가 취해지지 못한 것이 많다고 본다"며 "대부분 조치는 해외 규제기관의 검토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성 감시의 의무를 유기한 직무유기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면 더는 발전이 없기 때문에 그 책임을 묻기 위해 고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고발장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제약사로부터 받은 의약품 안전성 최신보고인 DSUR(Developmental Safety Update Report) 자료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허가받은 의약품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성 보고서인 PSUR(Periodic Safety Update Report)도 확인하지 않아 시판 중인 의약품에 대한 관리 의무를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엘러간 인공 유방 보형물 제품의 희귀암 발병 위험성을 알고도 해당 의료기기를 추적관리 하지 않고, 수년간 환자들에게 위험성조차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판 후 의약품 정보관리기준 GVP(Good Pharmacovigilance Practice)에 따른 전주기 약물 감시를 전혀 시행하지 않아 주기별 안전관리를 하지 않았다"며 "임상시험 중 발생한 출혈 독성 사례에 대한 전문가 회의의 통일된 의견을 묵살하거나 심지어 사망사례까지 발생한 특정 의약품의 임상시험계획서 변경 제안조차도 무시하는 등 직무를 유기해 국민의 안전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고발장 제출에 앞서 강윤희 위원의 변호인 법무법인 오킴스의 오성헌 대표변호사는 "올 한해도 코오롱 인보사 사건, 엘리건 가슴 보형물 사건, 발암 성분 잔탁 등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식약처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 등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로서 공무원들은 안전성 정보를 검토하고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이를 방기·유기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강윤희(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종양약품과 임상심사위원이 이의경 식약처장 등 11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오성헌(왼쪽) 법무법인 오킴스 대표변호사가 고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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