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BMW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합산 점유율이 60%까지 올랐다. 또한 올 상반기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아우디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면서 독일브랜드가 다시 국내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일본차의 침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와 BMW는 9월 각각 7707대, 4249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38.2%, 21.0%로 양사를 합하면 59.2%에 달한다. 9월 수입차 판매 2만204대 중 약 60%가 벤츠와 BMW 차량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연간 판매 7만대를 돌파했던 벤츠는 9월까지 누적 5만49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746대)보다 8.2% 증가했다. 올해 점유율은 32.9%로 7.1%포인트 늘었다. 현 추세라면 올해도 7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벤츠는 9월에도 압도적인 실적으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벤츠 C 220d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BMW는 지난해 화재 사고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BMW는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월 3000대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4월 3222대를 시작으로 8월에는 3291대로 14개월만에 월 4000대에 복귀했다. 9월에도 4249대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아우디는 9월 1996대로 집계됐다. 아우디는 환경규제 인증 지연으로 인한 물량부족 여파로 4월과 5월에는 '0대', 6월에는 1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8월 말 ‘더 뉴 A5 45 TFSI 콰트로’를 출시하는 등 본격 판매에 나서면서 실적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우디는 8월 ‘Q7 45 TFSI 콰트로’ 사전계약을 실시했고 연내 A3, A6도 출시하면 판매 증가세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벤츠, BMW, 아우디의 '3강'이 강세를 보이면서 독일차는 9월 1만4297대로 70.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9월까지 누적 점유율 57.7%보다 13.1%포인트 높은 수치다.
아우디 A5. 사진/김재홍 기자
9월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독일차의 ‘질주’를 엿볼 수 있다. 벤츠는 ‘E 300’(1883대), ‘E 300 4MATIC’(1210대)로 1·3위를 차지했다. BMW는 ‘530’(734대), ‘530 xDrive’(614대), ‘520d’(531대), ‘520’(421대)이 4·5·6·8위에 올랐다.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1513대), ‘A5 스포츠백 45 TFSI 콰트로’(460대)는 2·7위에 올랐다. 지프 ‘컴패스’(417대), 볼보 ‘S60 T5’(403)를 제외한 1~8위를 독일브랜드가 싹쓸이한 셈이다.
한편, 독일차의 강세 원인 중 하나로 일본차의 부진도 거론된다. 일본브랜드가 안전성, 하이브리드 강점을 내세워 상반기 약진했지만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하반기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렉서스 'ES300h'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9월 실적을 보면 렉서스와 토요타는 469대, 374대로 전월 대비 각각 22.2%, 31.0% 감소했다. 혼다는 166대로 82.2% 급감했으며, 인피니티와 닛산은 48대, 46대에 그쳤다. 일본 브랜드의 9월 판매는 1103대로 점유율은 5.5%에 불과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점유율이 17.2%인 점을 감안하면 판매가 수직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렉서스 'ES300h'는 9월까지 누적 6294대로 3위에 올랐지만 8월에는 10위, 9월에는 10권 안에 들지 못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아우디의 본격적인 판매 재개도 독일차 상승세의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독일차와 일본차는 국내시장에서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관계이기 때문에 일본차의 부진으로 독일차가 수혜를 입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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