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좀 사주세요'…일본차, 불매운동에 최대 1천만원 할인
토요타 이어 충성고객 많은 렉서스도 동참
"불매운동은 정치적 사안, 업체 자체 해결엔 한계"
2019-10-16 20:00:00 2019-10-16 20: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일본 브랜드 차량들이 파격적인 할인 모드로 돌입했다. 국내에서의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가 급감한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다만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판매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이달부터 ‘시에나’를 구매하면 주유권 400만원의 혜택을 제공한다. ‘뉴 프리우스’와 ‘라브4’는 250만원, ‘프리우스 프라임’은 200만원이다. 또한 ‘아발론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 ‘캠리’ 구매 고객은 더블 FMS 쿠폰과 주유권 8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렉서스는 대부분의 차종에서 PMS 쿠폰 1매(엔진오일 3회) 또는 10년/20만km 엔진오일 쿠폰을 제공한다. 또한 ‘LS500h’의 경우 PMS 쿠폰 2매(엔진오일 6회)에 100만원 상당의 주유권을 준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최근 ‘2019 컨슈머인사이트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서비스 만족도(CSI) 1위 등 높은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한 고객 보답 차원에서 이같은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량 하락에 따른 프로모션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인천에서 진행된 '일본차 부수기' 퍼모먼스. 사진/뉴시스
 
닛산도 이달부터 ‘맥시마’ 2WD 구매 고객에는 취등록세 300만원 또는 현금 250만원을 지원하며, ‘엑스트레일’의 경우 최대 취등록세 270만원+주유 쿠폰 350만원 또는 현금 550만원을 증정한다. 인피니티도 오는 31일까지 ‘Q50’을 구매하는 국산차 보유 고객에 한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Q30’의 경우 Pure 모델은 300만원, Sport ProAssist 모델에는 500만원을 지원하는 파격 할인을 진행한다.
 
일본차 업체가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는 이유로는 불매운동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일본차의 9월 판매는 1103대로 전년 동월(2744대)보다 59.8% 감소했다. 점유율도 15.9%에서 5.5%로 10.4%포인트 하락했다. 
 
렉서스는 6월까지 누적 8372대로 월평균 1400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7월 982대, 8월 603대, 9월 469대로 하락세를 보였다. 토요타도 6월 1384대에서 7월 865대, 8월 542대, 9월 374대로 급감했다. 
 
혼다는 7월 468대에서 8~9월 139대, 166대에 그쳤으며, 닛산과 인피니티는 9월 46대, 48대까지 하락하면서 철수설이 나돌기도 했다. 닛산과 인피니티의 9월 누적 실적은 2299대, 13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6%, 13.8% 감소했다. 특히 닛산은 7월 ‘신형 알티마’, 9월 ‘뉴 맥시마’를 출시했음에도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닛산이 9월 출시한 '2019 뉴 맥시마' 모습. 사진/한국닛산
 
이수엽 직카 빅데이터 연구원은 “토요타나 렉서스는 그동안 프로모션에 소극적이었지만 할인에 나섰다. 그 만큼 위기라는 의미”라면서 “8월부터 일본 브랜드의 할인 폭이 커지고 있는데, 연말 재고처리를 감안하면 프로모션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렉서스의 경우 상반기 실적이 좋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많아 버틸 수 있겠지만 특히 닛산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아 위기”로 판단했다. 
 
이어 “일본차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고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일본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한다고 해서 판매가 회복되기 쉽지 않다”면서 “불매운동이 정치적인 사안으로 촉발된 만큼 업체에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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