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다"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조 전 장관 사퇴 16일 만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을 직접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간접 유감표시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전 장관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좌절감을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여당 대표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달 반 동안 갈등이 굉장히 심하지 않았나. 국민들이 많이 지쳤다"며 "그런 점에 대해 당의 입장에서 송구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첫 언급이다.
그는 "많은 우려를 전해주신 국민과 의원 여러분들의 말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유념하여 민생과 개혁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면서 "다만 이번 일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검찰개혁을 향한 우리 국민들의 열망도 절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표창원·이철희 의원 등이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 쇄신'을 요구한 데 대해선 "저도 동의했고 그런 방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자고 했다"면서도 구체적 쇄신 방향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그는 "여당에서 쇄신이라는 건 결국 국민들 요구에 맞는 정책을 잘 만들어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게 가장 좋은 쇄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도부 책임론을 두고는 "실제로 당내에서는 당직을 개편하거나 이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도 현장에서 데이터3법을 반드시 처리해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법이기 때문에 그런 법을 잘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곧 총선기획단을 발족해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당내에서 일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 총선을 위한 인재영입과 관련해선 "곧 인재영입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인데 민주당의 가치를 공유하는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준비된 정책과 인물로 승부하겠다"며 "직접 맡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입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인재와 독립운동가·국가유공자 후손, 경제·외교안보 전문가를 포함해 청년·장애인·여성 등을 가능한 많이 비례대표와 지역구 출마시킬 것"이라며 "제가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공식화는 천천히 하려 한다"고 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의원정수 확대 문제에 대해선 300석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대표는 "저희는 이미 당론으로 300명을 넘기지 않는다고 확정했다"며 "국민들은 세비를 줄이고 의원수를 늘리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당내에서 일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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