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전면 재수사하기 위해 마련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11일 공식 출범했다. 수사단은 세월호 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 장치인 DVR의 조작·편집 의혹 등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수사 의뢰한 부분을 우선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임관혁 특별수사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기존 수사 기록과 조사 기록을 살펴볼 예정"이라며 "또 세월호 특조위에서 수사 의뢰한 사건, 앞으로 고발되거나 수사 의뢰 예정인 사건, 세월호 가족협의회에서 고발이 들어오면 그 기록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수사 방향이나 주안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관혁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세월호 특수단의 본격적인 업무에 앞서 출범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특조위는 지난 4월 해군과 해양경찰청 등 관련자들이 세월호 DVR 수거 과정을 은폐하는 등 증거인멸, 직권남용,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범죄 혐의의 개연성이 인정된다면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특조위는 해군이 2014년 6월22일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해 온 DVR과 세월호 DVR이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 관련자 진술과 수중영상 등을 분석해 해군 관계자의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확인됐고, 수중영상에 나타나는 DVR의 잠금 상태와 손잡이의 패킹이 수거 이후 촬영된 영상에서 확인되는 상태 등과 다른 것도 확인됐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오는 15일 고소·고발할 예정인 참사 관련자 총 122명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정부 책임자 9명과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구조 관계자 29명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한국당 심재철 의원 등 전·현직 의원 26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전광훈 목사 등 보수단체 회원 11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수사단은 특조위, 협의회와도 만날 예정이다. 임 단장은 "그분들과도 소통하고 협력할 부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빠르면 이번 주라도 특조위 관계자를 만날 생각이다. 일정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관혁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세월호 특수단의 본격적인 업무에 앞서 출범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수사단은 임 단장을 비롯해 조대호 대검찰청 인권수사자문관, 용성진 청주지검 영동지청장, 평검사 5명, 수사관 10여명 등 총 20명 안팎으로 구성을 거의 완료했다. 평검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의혹 수사, 부산항운노조 취업 비리 수사 등 반부패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가 인선됐고, 일부는 과학고 출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단장은 "사건을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검사가 필요했고, 그런 측면을 고려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 단장은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제기되는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며 "수사단 모든 구성원과 혼연일체가 돼 지혜와 정성을 모아 수사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사건 수사는 기본적으로 형사처벌을 전제로 하는데, 국민적 의혹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필요하면 수사를 전제로 하지 않은 조사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판결이 난 사안에 대해서도 발본색원 차원의 재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검찰이 세월호 참사 5년 6개월 만에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참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규명한다. 사진은 7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 단원고 4·16기억교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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