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마지막까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20대 국회를 향해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정치가 정상적인 정치를 도태시켰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사태에 놓여 있다. 입법과 예산의 결실을 거둬야 할 시점에 벌어지고 있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문 대통령은 본회의에 상정된 199개 법안 전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자유한국당을 겨냥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하여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 두었으면 한다"고 질타했다.
또한 '민식이법' 등 어린이 안전법안의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며 "아이 부모들의 절절한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민생과 경제를 위한 법안들을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 소중한 법안들"이라면서 "하루속히 처리해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법정 처리기한을 맞이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됐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국가 예산은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처리가 늦어지면 적시에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기가 어렵다"면서 "대내외 도전을 이겨나가는 데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경제심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회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예산안 처리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주문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을 '백원우 별동대'로 표현하고, 이들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사건 수사동향을 파악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억측보도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비서실 직제령 등 법과 원칙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해당 직원들이 당시 울산지역 검·경 갈등을 부른 '고래고기 사건'조사를 위해 출장을 갔다면서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은 대통령 친인척 및 특수관계인 담당 업무뿐만 아니라 민정수석실 소관 업무에 대한 조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감반에서 근무했던 A수사관의 사망에 대해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울산출장'을 다녀온 A수사관은 검찰수사 3시간여를 앞두고 전날 숨진 채 발견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검찰이 A수사관을 상대로 '별건수사'를 벌이는 등 극도로 압박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알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1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2019년 3분기 가계소득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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