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 등 당 원내대표 후보군들의 출마 선언이 시작되자,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며 원내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가 4일 결정되는 가운데 경선이 진행될 경우 강석호 의원과 유기준 의원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제 임기가 12월10일까지다. 규정에 따르면 국회의원 잔여 임기가 6월 이내면 의총 결정으로 임기 만료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며 "연장이 안 되면 선거(경선)를 하는 것이 맞다. 경선 의지를 표시하는 분들이 있어 내일 의총에서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밝혔다. 4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으로 의견이 모이면 나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까지 원내 전략을 지휘하게 되며, 재신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나 원내대표는 10일까지 새 원내대표에게 원내 지휘봉을 넘겨야 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내에선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문제를 놓고 패스트트랙 정국이 이어지며 더불어민주당과의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장수를 바꾸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나 원내대표가 높은 인지도를 가진 만큼 총선에서 간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초 원내대표 출마가 유력했던 안상수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강을 건너면서 말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의원총회에서 공론화가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전열을 흐트러뜨리는 것이 우리당 입장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당 사무총장 교체 등 당내 인적쇄신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가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또한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의원들에 대한 공천 가산점 발언, 조국 전 장관 낙마 관련 의원에 대한 표창장 수여,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 자제 요청 등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불만이 크다. 한국당 측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의 지도력에 이의제기를 하면서 새로운 얼굴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몇 명의 의원들이 도전 의사를 보이면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새 원내사령탑을 세워 여야 대치 국면을 전환하고, 보다 적극적인 패스트트랙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강석호 의원은 이날 출마를 선언하며 원내대표에 당선된다면 패스트트랙 협상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강 의원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협상력과 정치력으로, 야당의 진정한 무기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이어야 한다"며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유기준 의원도 선택을 서두를 전망이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내일 의원총회 일정이 있는데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 재신임으로 결정할지, 아니면 경선으로 진행할지 결과를 보고 출마 선언 일정을 결정하려고 한다. 출마 선언 날짜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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