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다이소 매장에서 무료로 음악을 트는 것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면서 관련 저작권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 본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5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다이소는 지난 2017년 2월 A사와 음악 서비스 공급계약을 맺고, 매장에서 A사로부터 받은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이에 앞서 A사는 2012년 1월 저작권협회와 음악저작물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사용료를 냈다. 하지만 저작권협회는 지난해 6월 다이소가 사용 허락 없이 음악저작물을 사용해 저작재산권자의 공연권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올해 5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공유수면 매립지 관할 관련 충청남도 등과 행정안전부 장관 등 간의 권한쟁의 사건에 관한 공개변론이 열린 9월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유남석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제2항은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해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에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매장의 전체면적이 3000㎡ 이상인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은 저작권료를 내고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다이소는 포함되지 않는다.
재판부는 "심판대상조항은 공중이 저작물의 이용을 통한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일정한 요건 하에 누구든지 상업용 음반 등을 재생해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상업용 음반 등에 대한 공중의 접근성을 향상해 입법 목적의 달성을 위해 적합한 수단이 된다"고 판결했다.
청주 북부시장 입구에 있는 다이소 매장. 사진/뉴시스
또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 단서는 공연권 제한 조항에도 저작재산권자의 공연권이 제한되지 않는 경우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저작권법 시행령에서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저작재산권자 등이 여전히 해당 상업용 음반 등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실제로 시행령 제11조는 같은 법 조항 단서의 위임에 따라 상업용 음반 등이 공연되는 장소, 해당 공간의 용도, 해당 공간이 영업소인 경우 상업용 음반 등의 공연이 영업에 미치는 영향, 공연 대상인 청중 등의 규모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저작재산권자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성이 큰 경우에는 공연권 제한의 예외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공중이 상업용 음반 등을 재생하는 공연을 경험하게 되더라도 그러한 이유만으로 해당 상업용 음반 등에 대한 이용 욕구가 감소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해당 상업용 음반 등이 공중에 널리 알려져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저작재산권자 등이 간접적인 이익을 누리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