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5대 콘텐츠강국 진입 열쇠!
"인프라보다 인력·프로젝트 강화 필요"
2010-05-17 06:00:00 2010-05-17 06:00:00
[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정부는 올해 초부터 국내 콘텐츠산업 진흥을 과제로 내놓으며 2012년까지 '세계 5대 콘텐츠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야심차게 제시해왔다.
 
이와 함께 세계가 주목하는 3D 입체기술을 비롯해 컴퓨터 그래픽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 기술과 장비 지원 등에 주력해왔지만, 최근 업계 내부에서는 콘텐츠산업의 기반인 '스토리텔링'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인류의 미래는 정보화 사회의 태양이 지고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는 미래학자 롤프 얀센(Rolf Jensen)의 말을 인용하며 "이제 기능이 아닌 어떤 '스토리'가 그 제품에 담겨 있느냐가 제품의 진정한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지난 6일 열린 진흥원 개원 1주년 행사에서 "스토리 없는 기술, 스토리 없는 콘텐츠는 있을 수 없다"면서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2009년 기준 세계 콘텐츠시장 점유율 2.4%의 부진한 성적으로 세계 8위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스토리 산업이 갈 길은 아직 멀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스토리 자체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스토리가 발굴, 양성돼 상품으로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시스템도 부재한 상황이다.
 
콘텐츠 제작업계도 우리 정부의 콘텐츠산업 정책이 하드웨어 위주의 인프라 강화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하면서, "스토리텔링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나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콘텐츠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기업과 스튜디오를 통한 프로젝트 기반의 스토리텔링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영국도 스토리텔링 클럽을 활성화해 스토리텔링의 문화저변을 확대해왔다.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 소장은 국내 콘텐츠산업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에서 정부와 산·학·연이 협동해 '아바타' 같은 대형 프론티어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일부에서는 드라마와 영화의 경우 작가와 감독이 있는데, 애니메이션 업계에는 작가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스토리를 가공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신화창조 프로젝트'를 통해 125억원을 들여 창작 스토리 발굴과 작품 제작 지원, 배급 등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이제 갓 1회 스토리 공모대전을 넘긴 걸음마 단계다.
 
나문성 한국콘텐츠진흥원 제작지원본부장은 "스토리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스토리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유통될 수 있는 유통체계로서 통합 콘텐츠 포털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 포털 '스토리뱅크'(http://www.storybank.or.kr)는 현재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올해 1차적인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포털 형태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나 본부장은 "도제식으로 이루어지는 작가 양성 시스템에서 벗어나 집단 창작 시스템을 구축해 발굴된 원작스토리를 여러 작가가 모여 완성시키고, 이것이 바로 작품 제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작지원센터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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