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대구도시철도 입찰 담합 과징금 소송서 최종 승소
대법, 55억 과징금 처분 취소 판결 원심 확정
2019-12-19 14:44:18 2019-12-19 14:44:1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삼성물산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삼성물산이 낸 시정명령등취소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한 공동 행위의 합의와 공구분할 합의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미진, 판단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공정위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공사 8개 공구에 대한 입찰에 참여한 8개사가 정보를 교환한 행위를 담합으로 보고 지난 2014년 4월 이들 업체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렸다. 현대건설과 제4공구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은 과징금 55억5900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삼성물산은 "각 입찰에 관한 정보를 교환했을 뿐 이 사건 공사의 특정 공구를 특정 건설사에 배분하는 내용의 공구배분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글로벌엔지니어링 센터의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고법은 삼성물산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정위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정보교환 행위를 통해 다른 건설사들에 입찰희망 공구를 밝힘과 동시에 다른 사업자들의 입찰희망 공구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입찰이 실제 진행됐지만, 원고가 다른 건설사들과 사이에 이 사건 정보교환 행위를 통해 얻은 다른 건설사들의 입찰공구에 관한 정보를 토대로 이 사건 공사에 있어서 공구분할에 관한 명시적·묵시적 의사의 합치나 암묵적 용인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공사는 국내 최초로 도시형 모노레일의 기술을 도입함에 따라 고도의 기술력 등 제반 역량이 추가로 요구되는 상황이었으므로 그에 맞는 시공능력을 보유한 대형 건설사 외에는 위 입찰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따라서 건설사들은 경쟁우위에 있는 다른 건설사가 준비하는 공구를 피해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공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며 "즉, 공구별로 어느 건설사가 참여를 희망하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은 경영상 판단을 위한 정보수집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10월18일 오전 경기 성남 판교 삼성전자 건설부문 본사가 있는 알파돔시티 2동 전경 모습. 사진/뉴시스
 
또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공사의 공구별 참여사 추진 변동 추이 분석 자료에서 종합 설계 업체인 동성엔지니어링이 2008년 10월27일부터 제4공구 입찰을 원고와 현대건설의 경쟁 구도로 파악한 점, 입찰공고 전에 발간된 2008년 12월10일자 신문에서 제4공구에 관해 '원고와 현대건설의 맞대결 구도'로 설명하고 있는 점 등을 통해 확인된다"며 "따라서 이 사건 모임 이전에 이미 다른 건설사들은 원고의 입찰공구가 제4공구라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가 현대건설과의 입찰경쟁을 회피하려고 했다면 현대건설보다 경쟁력이 약한 나머지 6개사가 입찰하려는 다른 공구에 입찰할 수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아무도 입찰을 희망하지 않은 제8공구에 입찰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제4공구 입찰을 그대로 실행했다"며 "이는 원고가 이 사건 모임 이전부터 제4공구를 입찰희망 공구로 선정했고, 현대건설과의 입찰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판단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일 뿐 다른 건설사들과의 공구분할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12월27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대구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서 기술시운전을 들어가 모노레일 전동차가 만평네거리 교량 구간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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